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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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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여행 후기

논산과의 세 번째 인연.천호산 개태사

푸른새벽* 2007. 12. 16. 02:20

가고 또 가고...

몇 번이나 다녀왔지만 아쉬움이 남는 절집이나 절터가 있고

몇 번이나 다녀왔지만 항시 그리운 절집이나 절터가 있다

벼르고 별러서 찾아갔던 절집이지만 허망함만 가득안고 돌아왔던 절집이 있고

우연찮게 찾았던 절집이지만 돌아와서도 내내 그리운 절집이 있다

보물국보 그득한 절집이지만 아쉬움 한점 남지 않은 절집이 있고

쇠락한 기운 스산한 절집이지만 그곳에서 만난 따스운 마음이 있어

두고두고 그리운 절집이 있다  


 

 *천호산 개태사

짧은 시간동안 논산의 절집을 돌아보려 했을 때 근동에서 가장 알려지고 장엄하다는 관촉사보다 우선 순위로 정했던 곳

집으로 돌아올 때  동선의 수월함을 생각해서 가장 나중에 돌아보게 된 곳

지나는 자동차의 속도가 무섭게 느껴지는 왕복 4차선 도로변에 자리한 절집

山門임을 알리는 일주문이 아니라 마치 시골학교의 교문같은 입구에서 느꼈던 생경함은

몇 발자욱 걷지 않아 곧 아늑하고 편안함으로 바뀌었다

결코 길지 않은 거리인데...






 

 *나무들이 빽빽한 길도 아니고

끝없이 이어진 오롯한 오솔길도 아니었다

몇 발짝 저 편에는 자동차 소리 요란한데 몇 발짝 이편에는 이렇듯 고요한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편액도 없는 그냥 문이다

개태사에는 여느절집에서는 볼 수 없는 것이 있다

절집 마당에 걸린 태극기

절집마당에 태극기를 걸어놓은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봐야겠다

 






 *936년 이 절을 지을 때 만들었다는 무쇠솥

천년세월이 지나는 동안 겪었던 고난과 굴곡의 내력이 이 무쇠솥만의 사연은 아닐 것이다

이 무쇠솥으로 밥을 지으려면 땔감은 얼마나 필요했을까

천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무쇠솥에 동전을 던져 넣는 것은 또 어인 사연인지

 

 





*절집마당에서 정면으로 축대하나 위쪽에 자리한 팔각당

절집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당우는 아니다

민간신앙과 불교가 어느정도는 융화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가지런한 살창이 참 이쁘다






  

 *팔각당안의 동자부처

층층이 붉은 방석을 쌓고 모신 이 동자부처의 상호가 넉넉하고 재미있다





  

*조선 세조때 까지는 그런대로 면모를 유지하다가

그 후로 완전히 폐허가 되어 절은 자취도 없어졌고

이 석불들은 도랑에 묻혀 있다가  한 비구니 스님의 힘으로 다시 자리를 찾게 된 세 부처님

지난한 내력 아랑곳없이 손 발 유난히 큰 세 분 부처님의 모습은 씩씩하고 패기넘쳐 보인다





  

 *사람의 인연이란 것이 옷깃만 스쳐도 맺어지는 것이라면

이 두분의 보살님들은 나와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추운날씨임에도 세 분 부처님전을 청소하셨고 사진기 들이대는 나를 위하여 일부러 자리를 피해주셨다

좋은 곳에,꼭 필요한 곳에 쓴다는데 일부러 그리 막을 것은 아니라는 말과 함께.

이 두분 보살님이 그리워 다시 개태사를 찾을 것 같다

사람이 따스해서 두고두고 그리워 할 개태사

아쉬운 것은 절집마당에 걸린 태극기에 관한 것을 물어보지 못했다는 것...

 





 

 *이제 저 문을 나가야 한다

돌아가야 하니까...

 

 





*처음 개태사를 가려고 이곳저곳 쉽게 가는 길을 검색해보니 하나같이 개태사를 찾지 말고 약수가든을 먼저 찾으라고 했었다

개태사는 몰라도 약수가든은 거의가 알고 있다고...

점심도 거른지라 이름난 곳 약수가든에서 늦은 점심을 먹을까 했는데

오리전문점

포기했다

나는 가금류는 못 먹으니까...

  





 *주차장으로 나와서 다시 돌아 본 개태사

저 낮으막한 산이 천호산이렸다

삼국통일전에는 저 산의 이름은 황산이었다는데 삼국통일은 하늘이 도와주심이라하여 왕건은 황산의 이름조차 천호산이라 했다한다





  

*개태사를 돌아보고 이제 집으로...

호남고속도로 계룡IC

돌아가는 길이 포만감으로 묵직했던 것은

이곳에서의 발걸음을 가볍고 흐뭇하게 해준 따뜻하고 정감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이곳 논산이 가슴에 새겨졌기 때문.

이제 나도 염라대왕님 앞에 가서 떳떳하게 말씀 드릴 수 있다

논산사람이라면 반드시 관촉사 미륵님과 개태사 무쇠솥 그리고 강경의 미내다리를 돌아봐야 염라대왕님께 꾸중을 듣지 않는다고 하나

나는 논산사람이 아닌데도 관촉사 미륵님과 개태사 무쇠솥을 돌아봤으니 강경의 미내다리는 못 보았다고 해도

염라대왕님이 기특타 할 것같다~ㅎ

 

이제

다음의 충남여행지는 무궁무진한 공주나 부여로 정하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