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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雜想/일상의 소소함

화양연화(花樣年華)

푸른새벽* 2007. 8. 26. 03:12

 

 

내 작은 공간, 이 블로그의  문패

 

화양연화(花樣年華) "

 

직역하면 ‘꽃처럼 아름다운 시절’이고,

의역하면'여자의 일생에 있어서 가장 아름다운 때’ 라고 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가장 아름다운 때라고 말 할 수 있을 시기가 한 두번은 아닐게다

우리는

무심코 살아낸 반복적인 일상속 지나친 많은 시간들,세월들에 낱낱이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살지는 못한다

그래서 그 때라는 것을...

정말 그 때는 모른다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이 정말 가장 아름다운 순간일지

아니면 또 그에 비할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순간이나 시간이 다가올지

그러기에

꽃처럼 아름다운 시절이라는 표현은

돌이켜 생각해 봐야할  지나간 시간들 일게다

그래서 나는 이곳의 문패인 화양연화에 덧붙여

'그 후로도 오랫동안'이라했다

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들이 긴꼬리를 남기며 순식간에 사라져버리는

밤하늘의 별똥별같이

미처 준비도 없었는데 스치듯 지나가 아쉬움만 남길까봐

'그 후로도 오랫동안 '이라했다

그렇지만  그것도 욕심

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들이라는 것은

미처 느끼지 못했던 찰나였기에

오랜 세월 지나 돌이켜 봤을 때 아름다웠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닌지

 

수십년을 살아온

내 지나간 날들 중에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은 언제?

집에 있는 시간보다 물속에 있는 시간이 많았던

내 유년의 빛깔을 온통 바다 푸른색으로 채웠던 때일까

이태원에서 종로5가 까지 매운 눈보라 속을 걸어 온 몸이 꽁꽁 얼었어도

함께 걷는 사람있어 발 시린 줄 몰랐던 그때일까

분홍 장미 뿌려진 황홀한 길을 걸어 도착한 곳

한 남자에게 아내라는 이름으로 자리매김 했던 그때일까 ...

 

사십대 초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라는 책을 처음 만났던 때

밤새워 밑줄 그어 읽고 또 읽으며

유선여관의 누렁이도 만나고 내소사 전나무 숲도 만나고 대흥사 꽃살문도 만났으며

월출산도 만나고 연곡사의 동부도도 만나고 구비구비 빛나는 섬진강도 만났다

6년 동안을  그 책이 닳고 닳도록 읽었지만 선뜻 나서게 될 용기도 여건도 되지 않았을 때

그 책 세 권을 끼고 살며 차곡차곡 꿈만 쌓았다

이렇게 아득한 것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내게는 오지 않을 듯 했다

정말 그것은 꿈이었다

내게 감히 현실로 다가오지 못하는 꿈

그러기에 더욱 절절 했었던 같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렇게 절실하게  꿈을 꿀 수 있었던 그 때가 꽃처럼 아름다웠던 것이다

 

'그 후로도 오랫동안'

나는 꿈을 꾼다

비록 이루어지지 않을 꿈일지라도

꿈을 꾸는 그 순간이 가장 아름다운 시간,꽃처럼 아름다운 순간임을  알았으니

 

'그 후로도 오랫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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