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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떠나다
오늘, 또 그리고 내일도... 본문
10월 말에 치르는 시험
8월 20일 까지 원서접수를 해야 한단다
3월 부터 시작한 시험준비
좋아하는 여행도 접어두고 매달리는 공부
3월 부터 지금까지 매일매일이 같은 날이다
아침 9시
집을 나선다
며칠 전 부터 계속 듣는 곡
Kesitin
매일 같은 시간
매일 같은 거리
매일 같은 신호등
아침이 뿌옇다
진행 신호를 기다리는데
자꾸 무언가 잡아 당기는 것 같은 생각
고개 돌려보니
환한 배롱나무
어느새
배롱나무가 꽃을 피웠네
도시에서는 보기 쉽지 않은 나무인데...
전남 담양 고서면 명옥헌의 배롱나무
이맘 때 쯤이면 남도의 길가길가 마다
꽃불처럼 환한 배롱나무나무들
울컥 그리움에 목이 따갑다
집에서 출발하여 18분 쯤 지나면 만나게 되는 화원
이 곳에는 화원들이 많다
유독 허름한 창고 같은 화원
그 지붕에 피어올린 능소화
잠시 그 붉은 색감에 현기증을 느낀다
오늘도 어김없이 붉은 신호등
집에서 출발하여 셀 수 없이 많은 신호등을 만나지만
이곳에서 푸른 신호등을 만나 정지하지 않고 진행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언제나 붉은 신호등
학교 앞이다
매일 다니면서 느끼는 것은
어느곳에서는 항시 푸른 신호등이고 또 어느곳에서는 항시 붉은 신호만 만나게 되는 것
참 이상하다
'개발제한구역'
이 단어만 보아도 멀미가 난다
나를 제일 힘들게 하는 과목
개발제한구역,지역지구,구역,지구단위계획...
국토법,도시개발법,농지법,주택법...
오늘 배우는 과목
집에서 출발하여 정확히 23분 만에 도착하는 곳
저기 은행골목으로 돌아 들어가면 학원 주차장
크지않은 주차장 한 켠에 수세미가 잘 자라고 있다
주차관리하는 아저씨가 지극정성을 다해서 키운다
이제 자동차를 주차하고 학원으로...
10시에 수업시작이다
오후 2시
이제 집으로 가는 길이다
매일매일 같은 길로,매일매일 같은 시간에...
오늘은 김치를 담그어야 하는 날
학원친구들은 모두 김치를 사다먹는다고 했다
김치담그는 그 시간에 책을 한번이라도 더 봐야한다고...
나는 도저히 사먹는 김치는 안된다
그저 한 시간 쯤 이면 되는데
하기는 나도 시간 아끼려 무우를 샀다
배추김치보다는 깍두기를 담그기가 훨씬 수월하니까
요즘 무우가 맵던데...
또 이렇게 하루가 지나간다
내일도 또 내일도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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