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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각함(華刻函).국립고궁박물관 본문

☆~ 바람소리/박물관

화각함(華刻函).국립고궁박물관

푸른새벽* 2017. 3. 6. 09:13







































화각함(華刻函)


화각공예는 회화적인 성격을 갖추고 있는 각질공예로서 나전칠기(螺鈿漆器)와 더불어 쌍벽을 이루는 고유의 전통왕실공예일뿐 아니라, 동양공예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특이한 공예이다. 이 공예의 특징은 투명도가 높은 쇠뿔을 종잇장처럼 얇게 펴 각지(角紙)를 만든 다음, 뒷면에 오색찬란한 단청안료(丹靑顔料)로 갖가지 문양을 그리고 채색하여 만들고자 하는 목기물 백골(白骨) 표면에 붙여 장식하는 것이다.


색채는 적·청·황·백·흑 등 오색을 기본으로 하여 비교적 명도가 높은 색채를 사용함으로써 실내분위기를 화사하고 생기있게 해준다. 표면에 광택을 칠하여 채색이 잘 벗겨지지는 않지만 튼튼하지 못하여 보존이 어려운 점이 있다. 또한, 재료가 귀하며 공정이 까다로워 생산이 많지 않았으므로, 특수귀족층들의 기호품이나 애장품으로 이용되었고 일반대중에게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희귀 공예품이다.


따라서, 양반 내실의 여성용품, 즉 보석함·경대·반짇고리·참빗·바느질자·실패·장도 등의 소품이 주를 이루며, 드물게 2, 3층의 버선장·머릿장 등도 보이고 있다. 문양은 수복(壽福)을 기원하는 문자나 각종 상징물·자연물 등을 조각하였다. 한 조각의 크기는 사방 10∼13㎝로 연속되는데, 조형적 특성은 곡선이 주를 이루며 붉은색을 많이 쓰고 윤곽선에 백색 또는 흑색을 사용하여 전체적으로 더욱 화려하고 선명한 느낌을 주고 있다.


우리 나라 화각공예의 유품으로 가장 오래 된 것은 신라시대에 일본으로 건너간 것으로 보이는 바느질자[針尺]를 비롯하여, 왕실 보고(寶庫)인 쇼소원(正倉院)에 소장되어 있는 비파(琵琶)의 작은 부분에 이 화각과 대모(玳瑁)가 장식된 것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화각공예는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는 우리 나라 고유의 공예로서, 삼국시대에서 통일신라·고려·조선조로 계승되어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