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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법광사터석탑(法廣寺址石塔).경북 포항 본문

☆~ 풍경소리/경 북

포항 법광사터석탑(法廣寺址石塔).경북 포항

푸른새벽* 2006. 12. 9. 23:55

 

법광사터석탑(法廣寺址石塔)


근래에 새로지은 지금의 법광사 뒤편 언덕 네모지게 흙돌담을 막은 안쪽에'사층석탑'과 작은 비석이 하나씩 있다
석탑은 각 부분의 비례로 보아 삼층석탑이 틀림없었겠으나
후대에 보수하면서 3층 몸돌 이상의 부재를 새로 만들어 올리는 바람에 4층의 기형탑이 되었다
왜 하필이면 4층이 되었을까?
탑 뒤에 있는 작은 비석,곧 석가불사리탑비의 비문에 예전 법광사에는 오층석탑이 있었다는 내용이 있다
이 비문을 보고 현재의 법광사를 창건한 분이 오층석탑으로 복원한다는 것이
상층기단을 탑의 제1층으로 오해한 탓에 그만 지금의 모습이 되어버린 것이다
층수가 잘못된 것은 그만두고라도 새로 올린 부분이 너무 졸렬하다
더우기 법광사사리탑비에서 말하는 오층석탑은 아예 있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법광사에서 1747년 '오층석탑'을 중수한 바 있다
그때 탑을 해체 하니 가장 아래층에서 둥근 옥함(玉函)이 발견되었으며 그 안에 뚜껑이 있는 은그릇이 들어 있었다
은그릇 안에는'석가불사리(釋迦佛舍利)'라고 쓴 작은 옥패(玉牌),법광사를 창건한 스님의 이름과 연호.
「사리분포기」(舍利分布記)가 각각 적힌 종이 두 장 그리고 솜과 비단에 싸인 녹두빛 사리 스물두알이 담겨 있었다
탑을 중수하면서 구리함을 따로 만들어 이 모든 유물과 함께 중수 사실을 새긴 옥패 하나를 그 안에 넣어 탑의 2층에 안치했다
일을 주관한 사람은 명옥(明玉)이라는 스님이었다
모두 사리탑비에 새겨진 내용이었다


그런데 이 기록이 얼마나 정확한지를 따져 볼 수 있는 자료가 발견되었다
1968년 현재의 기형탑이 도굴되었다
그때 뒤늦게나마 탑지석(塔誌石) 2매가 수습되었던 것이다
그 하나에는 828년 향조(香照).원적(圓寂) 두 스님이 재물을 시주하여 탑을 세웠으며
당시의 절 신도로 성덕대왕(成德大王)이 있었다는 사실을과 846년 탑을 옮겨 보수하면서
그 안에 사리 스물 두 알을 넣은 일이 새겨져 있다
다른 하나에는 1747년 명옥.담학 두 스님의 주관으로 탑을 중수했으며
그보다 앞서 1698년에도 절에서 탑을 중수한 바 있음이 적혀 있다


이로써 1747년 탑을 중수한 사실과 그 일을 주관한 인물이 사리탑비과 탑지의 기록에서 일치하고
사리의 숫자 또한 두 자료가 동일하므로 사리탑비에서 말한 '오층석탑'은 다름아닌 지금이 기형이 된 삼츨석탑을 가리킴이 명백하다

*한국문화유산답사회 지음 '답사여행의 길잡이'중에서*

 

(2006년 11월에 만난 석탑은 삼층석탑은 본래의 층수를 되찾은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