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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사 대석단과 구품만다라(大石壇.九品曼茶羅).경북 영주 본문

☆~ 풍경소리/경 북

부석사 대석단과 구품만다라(大石壇.九品曼茶羅).경북 영주

푸른새벽* 2007. 3. 5. 23:10

 

 

 

 

 

 

 

 

부석사 대석단과 구품만다라(大石壇.九品曼茶羅)


막돌을 거침없이 쌓은 듯 하면서도 크고 작고 모나고 둥근 것들의 조화가 절묘하게 이루어진
대석단(大石壇)은 절로 감탄의 한숨을 쉬게 한다
대석단을 유심히 보면
잔돌들을 군데군데 오려 맞추어 서로 절묘하게 엇물려 힘을 받로록 했음을 알 수 있다
불국사의 석축이 자연과 인공의 긴장미 넘치는 조화를 잘 보여준다면
부석사의 석축은 자연이 극대화될 때 얼마나 장엄해질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훌륭한 본보기이다
자연스러우면서도 완벽하며 전체 높이 4.3m 길이 75m나 되는 거대한 석축이다
석축은 안양루 아래에서 또 한번 만나게 되는데
안양루 아래의 대석단도 2단으로 높이 4m,쭉 뻗은 계단만도 25단이나 된다


이 석축 자체만으로도 감탄할 만하거니와
석축이 가르는 큰 경계 셋이 다시 낮은 경계들로 갈라지면서 아홉 단을 이루는 데에는
그것이 바로 극락세계에 이르는 구품만다라를 이루고 있다고 풀이할 만큼 조화로운 경지를 보여준다
사람에 따라서는 천왕문에 이르렀을 때까지가 하품,
천왕문에서 범종루까지가 중품,
범종루에서부터 안양루 누각 아래까지가 상품 영역이고,
안양루를 거쳐 무량수전 영역에 이르면 극락에 이른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혹은 천왕문에서 범종루까지가 하품,
범종루를 지나 안양루까지가 중품,
안양루 아래에서 무량수전 단 아래까지가 상품이며
무량수전 안에 들어섰을 때에야 아미타여래가 주재하는 극락에 이른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이는 모두 정토신앙을 기준으로 부석사를 해석한 것이다


계단을 오르면서 마주하게 디는 대석단도 그러하거니와 이 구품을 지나
극락이 되는 무량수전 영역에 이르러서 이제 다 올라왔다는 안도와 함께 문득 뒤를 돌아보면
겹겹이 펼쳐지는 산자락들이 끝 간 데 없이 이어지며 모든 것이 발 아래에 있으니
그야말로 무념무상의 세계에 젖어들지 않을 수 없다


부석사의 이런 배치에 대하여 일반적으로는 아미타불을 모신 곳으로
『화엄경』에 나타나는 34품 8회 10지의 단계를 상징한다고 풀이 하기도 한다
이를 풀어 설명하면
부석사에 이르기 전까지는 세 칸이고 첫 석축부터 층단을 올라가면서 차례로 10지를 이루어가는데
안양문 밑 석축 공간이 제 9지가 되며 가람의 마지막 단계인 무량수전 단은 제 10지로서
제 34품인 '입법계품 대자재천'이 되는 것이다
괘불지주 바로 위 빈터에 있던 법당에 화엄종의 주존불인 비로자나불을 모셨다고 보면,
화엄의 세계 맨 위에는 아미타불이 계신 화엄경과도 들어맞는다
이러한 해석으로 보면 부석사는 화엄경을 현실로 펼쳐 보인 화엄의 세계인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가람구조는 의상 당대에 이루어진 것일까?
아마 지금과 같은 규모와 배치는
의상보다 훨씬 후대인 9세기에 들어서서 화엄종이 큰 종파로 성장했을 때 이루어졌으리라고 본다
그때에 대석단도 쌓고
무량수전도 세웠으며 석등이나 당간지주 같은 석물들도 세웠다고 보는 것이 옳을 듯하다
*한국문화유산답사회 지음 '답사여행의 길잡이'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