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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떠나다
나의 못말리는 이중성에 대하여 본문
♪♪...♬....♪
아침 7 시 30 분 .
요란하게 울리는 휴대전화 ,
--- 어머니 ~ 아침부터 어쩐일이세요 ?---
--- 니가 마음 변했냐 , 워처끔 전화도 안받고만낼수도없냐 ---
--- 어머니 , 좀바빴어요 ---
--- 아무리 바빠도 그라제 얼굴 본지가 언제여 보고잡아 눈이 다 물렀응께 알아서혀 ---
--- 죄송해요 ---
--- 죄송하면다여 ? 호박잎하구 깻잎, 고추 , 오이 모다 상해뿌럿어야 워치끼 할 것이여 ---
--- ............... ---
--- 채소 비쌀틴디 다 사먹지야 , 언제 만나야 쓰까 오늘 시간있제 ---
이쯤 되니 화가 울컥 치민다 .
당신 아들도 싫어하고 딸도 돌보지 않는데...
내가 자식도 아니고 뭐야 도대체 ..
--- 어머니가 화나셨구나 잘못했어요 그런데오늘은시간이 안되고 내일 만나서 데이트할까 ? ---
--- 그려 , 만내서 소머리국밥도 묵고 약국도 가야항께 태다주어 ---
--- 예 , 어머니 그럼제가 내일 어머니 모시러갈께요 ---
--- 그려 . 약속 한거여 ---
* * * * *
하남시 외곽에서 홀로 농사 지으며 사는 일흔여덟 된 할머니 .
어찌어찌 된 인연으로 그 할머니 를 알게 된 것이 삼년째
장날 무거운 보따리 를 실어다 주기도 하였고 병원도 모시고 가고 ......
친정 , 시댁 다 돌아봐도 부모님이 안 계시는 나는 어머니 대하듯 할머니를 대한다 .
그런데 이렇게 느닷없이 아침에 전화해서 소리를 질러대면 대책이없다 .
한마디로 정말 싫다 .
아들도 며느리도 심지어 딸들도 몰라라 하는데 날더러 어쩌라구...
싫어도 약속한지라 오늘
할머니를 만났다 .
약속장소도 항상 사람많은 시장통 이다
--- 어머니 다음에는 이런곳에서 안만나 . 자동차 돌릴수도없고 , 짜증나. ---
--- 그려 , 잘있었지야 ~~ 아이구 행복히야 ---
--- 어디로갈건데 ? ---
--- 이 ~~ 오늘 니만내면 같이 묵을라꼬 닭죽 낄여놨응께 집으로가아 ---
--- 나 닭 안먹잖아 ---
--- 아이구 그라제 깜박혔어 , 그라믄 쩌~그 쌈밥집가서 묵제 ---
--- .....---
쌈밥도 안 좋아한다는 소리가 목구멍까지 올라온다 .
--- 우리교우가 하는 집인디 니도 알지야 ---
--- 알았어요 , 그리로 갈께 ---
--- 그집 음석이 참 맛나더라 ---
* * * * *
점심을먹고 할머니 집으로 갔다 .
나이들면 다 그런가
커피 끓여준다며 내 온 찻잔이 때에 절어 얼룩얼룩 하다 .
과일 담아내온 그릇 가장자리 에 파리가 말라붙어 있다
이리저리 온갓 잡동사니는 다 끌어안고 사는 것 같다.
주방에 가서 설거지부터 대충하고 방을 치웠다 .
아아~~~~~ 정말싫다.
--- 어머니 밭에 갈꺼야 ? ---
--- 이~ 너줄려고 고추랑 고구마줄기랑은 여그 해놨고 밭에 가서 파 나 좀 뽑아올란다 ---
--- 호박은 시개면 되�고 가지도 이만하면 되�고 배추 솎아 줄팅게 국 낄여묵어 ---
--- 다 못먹어 , 조금만줘 두 식구가 얼마나 먹는다고 ... 그만해 ---
--- 칭구는 없냐 쪼깨썩 농가묵어 ---
--- 나눠먹을 친구없어 , 요즘 반찬 다 사다 먹던데 뭐 ---
--- 니가 반찬 맹글어서 주면 되제... 니 음석 맛나게 잘 하잖여 ---
--- 고만해 제발 ---
--- 아뭇소리 하덜 말고 가지고 가아 ---
--- ...... ---
* * * * *
꾸깃꾸깃 닳아 빠진 여러개의 비닐 봉지봉지 싸 가지고 온 야채들을 내려다보니 ....
일 거리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
고구마줄기는 일일이 벗겨서 데치느라 손톱 밑이 까맣다.
배추 데치고 , 깻잎 순 데치고 , 가지찌고...
한 시간 동안 꼬박 불 옆에서 씨름.
귀찮은 것은 둘째치고 이것 들을 다 어떻게하나...
큰 걱정거리가아닐수없다.
왜 내가 고생을 사서 하는지모르겠다 .
쌍시옷 , 지읒이 들어가는 욕을 입에달고사는 할머니 ,
매번, 시도때도없이 보고싶다고 조르는 할머니 ,
아들네 집에 전화 해 달라고 하는 할머니 , 성당가지 않는다고 야단치는 할머니...
항시 귀찮다는 생각을하면서도 할머니 청 을거절 못 하는 내가 이해가 안된다
--- 호박이 잘도 여물었네 , 어머니 같이 예쁘네 ---
--- 어머니는 참 귀여운데가 있어 ---
--- 어머니 , 천사의 눈에 는 천사만 보인데 , 어머니 마음이 고우니까 다 착하게 보이는거야 ---
--- 어머니 건강 하셔야 돼 , 끼니 거르는 게 나이 많은 분 들은 제일 나쁘데 ---
--- 어머니 는 옷 입는 것이 보통 멋쟁이가 아니야 ,
할아버지 들이 다 눈이 멀었나봐 이렇게 이쁜 할머니를 못 알아보고 ---
내가 할머니께 자주 하는말 이다 .
그런데
할머니가 조르면 매번 화가 난다 . 매번 귀찮다 . 아~~ 정말 귀찮다 .
그러나 나는 매번 그러 듯이 내일 아침 또 할머니께 전화 할 것이다 .
--- 어머니 오늘 비올거라 하네 ...외출 할때 우산 꼭 챙기고
점심 거르지 마시고 비 많이오면 전화하세요 ---
나의 이중성에 의문부호를 찍으며...
*재작년에 썼던 글이다
요즘엔 거의 할머니를 못 만난다
몇번 전화로 보고싶다는 채근을 받았지만 작정한 공부가 있어서 시간이 없다고 했더니
아주 맥풀린 목소리로 알았노라 하셨는데...
돌이켜보니 잘못했다
정말 작정하고 한번 찾아가 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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