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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나무를 심고 싶다 본문

☆~ 雜想/일상의 소소함

대추나무를 심고 싶다

푸른새벽* 2007. 7. 16. 22:53

절집을 찾아가다 보면
유난스레 눈길을 끄는 나무들이 있다

해남 대흥사 입구의 울울 창창한 나무 터널이나 
상왕산 개심사의 배롱나무
오대산 월정사 입구의 전나무숲 
사자산 쌍봉사의 두그루 단풍나무

용문산 용문사의 은행나무

내연산 보경사의 탱자나무

능가산 내소사의 할배 느티나무

만덕산 백련사의 동백나무 숲...

하지만 나는
나무에 열매가 열리기 전까지
그 나무의 이름을 모른다

감이 열리면 감나무
복숭아가 달려 있으면 복숭아 나무 ...

내가 이파리만 보고도 알수 있는 나무는
열손가락을 다 채우지 못한다

그런내가
좋아하는 나무가 있으니
바로 대추나무

실상 대추나무는
볼품은 없다
시원스레 뻗어있는 가지도 아니고
환하게 꽃망울이 탐스러운것도 아니다

그러나 내가 대추나무를 좋아하는 것은
대추를 좋아하기 때문~ㅎ

그리고 다른 이유를 들자면
대추나무는 시집을 보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재미있기에 ...

가을 초입에 만나는 푸른 대추
한겨울에 만나는 붉은 대추

예전 어머니 께서는
대추를 보고도 먹지 않으면 빨리 늙는다고 하셨다
그런 이야기를 들어서 인지
나는 대추라면 가리지 않고 좋아한다
푸른 대추는 푸른대로 붉은 대추는 또 그대로

그냥 먹어도 좋고 차를 만들어도 좋고
대추초를 만들어도 좋고 대추 곶감 쌈을 해도 좋고...

대추나무를 마당에 심어놓고 살고 싶다
내 자그마한 지금까지의 소망이다

대추나무가 바라다 보이는 주방을 갖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그 꿈을 못이루고 사는 나는
매년 식목일 마다
생각한다

언제쯤이나 대추나무가 있는
마당넓은 집에서 살게 될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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