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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떠나다
비누냄새 본문
비누냄새
"그에게는 언제나 비누냄새가 난다..."
강신재의 소설 <젊은 느티나무>의 첫 귀절이다
이 소설을 읽은 때가 언제 인지는 까마득하지만
아직도 싱싱하게 이 첫귀절은 기억하고 있다
비누냄새...
비누는 청결함을 위한 정화제다
비누에는 香이 첨가되어 일종의 방향제 역할도 한다
사람의 몸냄새와 섞여 싸아하게 관능을 자아내는 향수와는 달리
비누는 특유의 정화능력과 결합하여
우리의 의식속에 장치된 禁忌의 빗장을 약간 풀어주며
고체인 비누가 사용후 물질적무게를 벗고 '냄새'로 변하면서 세척의 일상성 주변에
보이지 않는 관능의 아우라가 형성된다
비누뒤에는 언제나 '벗은 살' 아니면 '욕실' 같은 벗은 몸의 욕망공간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비누냄새는 '그'의 벗은 몸이 다시 옷을 입고 욕실에서 나올 때 난다
이렇게 하여 비누냄새 속에는
욕망과 금지가 팽팽한 균형을 이루는 자장공간이 형성된다고
누군가 이야기 했다
오늘 아침
운전을 하면서 느꼈던 알 수 없는 그리운 기억을 더듬느라 온종일 헤맸는데
저녁무렵 집에 돌아와 손을 씻고 핸드크림을 바르면서
그 의아함이 풀렸다
아들내미 얼굴에 바르는 스킨을 샀더니 덤으로 끼워준 작은 로션병
핸드크림으로 써도 좋다는 말에 아침에 손에 발랐던 것인데...
핸드크림 냄새
그것은 나에게 추억속의 비누냄새였다
모든 물자가 귀했고 외제(?)는 특히 더 귀했던 시절
통역으로 근무하던 큰 언니 덕분에 나는 그 외제를 흔하게 쓸 수 있었다
특히 커피나 코코아,치즈,비스킷 같은 종류는 그야말로 집에 쌓아 두고 먹었으니...
빨간 양철뚜껑에 하얀 별이 그려진 맥스웰 커피병
커피병보다는 조금 더 크고 볼륨감 있던 카네이션이란 브랜드의 커피크림병
나비스코 웨하스
허쉬 초컬릿...
내가 중학교에 입학하던 그해
큰 언니는 유독 어떤 비누와 샴푸는 손도 못대게 간수를 했었다
동생들에게 모든 것이 너그러웠던 큰언니
동그란 크림통에 담겨 있었던 칼치비늘같이 반짝이는 연 하늘색의 반 고체 상태의 샴푸와
타원형의 양끝이 둥글게 슬쩍 치켜진 하얀 비누
이 두가지에는 동생들이 손도 못대게 했었고
우리는 노란 다이얼비누만 쓰게했다
그 때
그 샴푸로 머리를 감던 언니의 옆에서 맡을 수 있었던 냄새
그 반짝이는 비누의 싸아하고 푸릇푸릇했던 냄새
그것은 바로 큰언니의 냄새로 내게 刻印 되었다
그 기억속의 냄새를 오늘 핸드크림에서 만났다
요즘엔 그리 귀한 香이 아닌데...
무얼까
한참을 생각하다 드디어 알게된 그 香
DOVE
도브비누였다
그때 언니가 손도 못대게 했던 그 샴푸도 도브샴푸였고 도브비누...
지금에야 흔하고 흔한것,
어디에서나 쉽게 구할수 있는 도브비누 그리고 샴푸
비누냄새에서 엄했지만 다정했던 큰언니를 그린다
지금은 미국에 계신 큰언니가 문득 그립다
가을은 가을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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