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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삼 백번 본문

☆~ 雜想/일상의 소소함

풍경소리 삼 백번

푸른새벽* 2007. 11. 25. 00:50

 


소백산엔
사과나무 한 그루마다 절 한 채 들었다
푸른 사과 한 알, 들어 올리는 일은
절 한 채 세우는 일이라
사과 한 알
막 들어 올린 산, 금세 품이 헐렁하다

나무는 한 알 사과마다
편종 하나 달려는 것인데
종마다 귀 밝은 소리 하나 달려는 것인데
가지 끝 편종 하나 또옥 따는 순간
가지 끝 작은 편종 소리는
종루에 쏟아지는 자잘한 햇살
실핏줄 팽팽한 뿌리로 모아
풍경 소리를 내고
운판 소리를 내고
급기야 안양루 대종 소리를 내고 만다

어쩌자고 소백산엔 사과가 저리 많아
귀 열어 산문(山門) 소식 엿듣게 하는가

 

*      *

 

위의 글은 몇 해전 조선일보신춘문예에 당선된 詩

김승혜님의 작품으로 알고 있다

 

오늘 내 공간 풍경소리의 게시물이 300회가 되었다

무량사 극락전이 그 300회의 주인공이다

풍경소리 게시물이 300회 인것과  김승혜님의 詩와는 무슨 상관이?

곰곰 생각해 본다

왜 김승혜님의 詩일까...

 

'사과나무 한 그루마다 절 한 채 들었다

...

나무는 한 알 사과마다

편종 하나 달려는 것인데

...

실핏줄 팽팽한 뿌리로 모아
풍경 소리를 내고

...

어쩌자고 소백산엔 사과가 저리 많아
귀 열어 산문(山門) 소식 엿듣게 하는가 '


군데군데 짜깁기되어 뇌리에 각인된 귀절들...

오늘따라 이 詩가 너무도 절절하다

풍경소리 게시물 300개와 김승혜님을 함께 생각한 것은

아마도

김승혜님의 '소백산엔 사과가 많다'는 詩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내 공간 풍경소리의 색감이 닮았기 때문이라 감히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언감생심...

 

그렇지만

나는 소망한다 

이제 겨우 삼 백번 밖에 울리지 않은 풍경소리지만

삼 천번,삼 만번의 자잘한 풍경소리 모여

안양루에 걸린 대종소리만큼 큰 울림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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