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경주시 남산동 1130
- # 경주시 남산동 227-3
- # 괴산군 괴산읍 능촌리
- # 괴산군 사리면 사담리
- # 금동반가사유상
- #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 # 영양군 입암면 신구리 240
- # 전북 익산시 모현동 1가
- # 중초사지 당간지주
- # 진주시 금산면 갈전리
- # 칠곡 송림사전탑
- #'기축'명 범종
- #17세기 불상
- #18세기 중반 불화
- #2017 박물관전시
- #2017국립민속박물관 전시
- #2017년 민속박물관전시
- #7세기 전반 금동불
- #8세기 중엽 석조물
- #9세기 석탑양식
- #大唐平濟國碑銘
- #가을꽃
- #가을나무
- #가장 불쌍한 당간지주
- #각연사 문화재
- #각연사 보물
- #각연사 부도
- #각연사 비지정문화재
- #강릉 관음리석불대좌
- Today
- Total
바람처럼 떠나다
8개월동안의 공부...그 결과 본문
2007년 11월 27일 오전 10시 18분
18회 공인중개사 자격 시험에 최종(1차+2차) 합격하셨습니다
-한국토지공사-
오늘 아침 내가 받은 문자메시지
올 1월...
시린 계절 만큼이나 마음고생 심한 일이 생겼을 때 내가내린 결론은 하나였다
시린마음 끌어안고 내 자신에 대한 연민에 빠져 끝도 없는 나락으로 추락해 피폐해지기보다는
시린마음을 내칠수도 있으면서 나를 발전시킬 수 있는 무언가에 열중해보자는...
그래서 시작했던 공부
젊은이들이야 쉽게 한다는 공부지만 나이들어 하기에는 너무도 어렵다 말하는 공인중개사시험
어렵다하니 더욱 좋았다
그만큼 열중해야 한다는 것이니 그야말로 잡생각을 할 틈이 없으리라
3월 초에 학원에 등록하고 매일 아침 아홉시에 집을 나섰다
오전 10시에 시작하는 수업은 오후 2시 까지였다
그런데
"괜한 시작을 했구나" 고 후회하는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생전 듣도보도 못했던 생소한 용어들
일본의 법전을 그대로 베껴썼기에 우리의 어법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어 도무지 무슨말인지 모를 긴 문장들의 나열인 민법
오른쪽 뇌만 발달한 나로서는 계산문제와 경제용어로만 가득 채워진 기본서 800쪽이 넘는 분량의 학개론은 거의 공포에 가까웠고
단어 하나로 함정을 만들어 매번 나를 허탈감에 빠지게 했던 중개사법
부동산에 특별하게 연관이 없는 우리네 평범한 주부들에게는 용어하나도 사전을 찾아봐야 하는 지적법,등기법 그리고 세법
2차시험의 당락을 좌우한다는 공법의 그 어마어마한 각종 법과 그에 따른 법령...
국토법,도시개발법,주거환경정비법,건축법,주택법,농지법...
기본서 800쪽이 넘는 분량의 과목이 셋이나 되었고 함께 봐야 할 참고서가 또 그만큼의 분량
매달 한 번씩 봐야하는 모의고사를 끝내고 돌아와 혼자 답안을 맞춰보며 느꼈던 그 자괴감 내 자신에 대한 무력감...
무엇보다도 가장 갈등이 심했던 것은 함께 공부를 시작했던 이들의 중도포기와 8월쯤 2차를 포기하는 이들이 많을 때 였다
1차 공부가 미흡하니 2차는 내년으로 미루어야 겠다는 말을 들었을 때
과연 나는 2차 공부를 함께 해도 될 만큼 1차 공부가 완벽 할까 하는 불안감...
1차 시험의 과목은 민법,학개론 두 과목이며 2차 시험은 중개사법,공시법과 세법,공법 이렇게 네 과목이다
1차 시험의 합격자는 그 다음해에 1차 시험을 면제해주니 모두들 1,2차 함께 하기는 버겁고 2년에 걸쳐서 준비를 한다고 했다
이 공부를 함께하는 주부들 대부분이 공부 끝날 때까지 가정은 팽개치기로(?) 했다는 소릴 들었다
나이가 어리거나,많거나 상관없이 반찬과 김치는 사다먹고,아이들은 친척집이나 동네 놀이방에 맡기고 남편까지도 거들어 준다고 했다
아침 여섯시에 집을 나와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학원으로 와 강의듣고 다시 도서관으로 가서 공부하고 다시 학원 야간 강의듣고
집에 가면 열 두시에 가깝지만 또 동영상 강의 듣는다는 이들도 부지기였다
교재도 학원에서만 배우는 것이 아닌 다른 여러곳의 것들도 챙겨서 보고..
학원 끝나면 바로 집에 돌아와 점심식사하고 한 시간 쯤 낮잠자고 서너시간 집안 일 하고 오후 일곱시 쯤이나 시작하는 공부가 계속해서 하는 것도 아니고 한 시간 책들여다보다 두어시간 또 딴 짓하고 그러기를 새벽 한 시 까지
교재도 학원에서 공부하는 것 외에는 더 살피지도 않았고 더더욱 기억력과 체력에 한계까지 느끼고 있었으니 무슨 경쟁이 되었을까.
10월 들어 특강이 많았다
아침 10시에 시작해 꼬박 밤 11시까지 계속된 특강.이틀에 한 번꼴로 특강은 계속되었다
늦은 밤 강의 끝나고 지쳐 귀가하는 그 길이 왜 그리 쓸쓸하던지...
이상한 것은 시험을 한 달 쯤 앞 두고 부터는 마음이 참 편안했던 것이다
그저 아무 생각이 없었다
시험에 대한 불안감이나 초조함이 전혀 없었고 그저 공부하는 것 자체가 편안했다
그런 기분은 시험 당일에도 마찬가지였다
일찌감치 일어나 단정하게 치장하고 따뜻한 국물에 아침식사도 많이 하고 느긋하게 걸어서 시험장소에 도착하였더니
공부했던 학원관계자가 고사장좌석배치표를 알려주며 하는 말
"사모님은 시험을 치러오는 사람이 아니라 시험감독하러 오신 분 같아요~"
이 시험에서 가장 힘든것이 시간이 모자란다는 것인데 나는 1차 학개론 40문제를 23분만에 다 풀었다
어차피 학개론은 포기해야하는 문항이 많으니 열성을 쏟아서 공부했던 민법에 시간을 투자해야 했으니까
학개론은 20개 정도만으로도 만족하고 부족분은 민법에서 보충하자였었는데 결과는 23분 만에 다 풀었던 학개론은 30개를 맞혔고
70여 분 투자한 민법은 22개 였다.포기했던 학개론이 1차를 구제한 것이다
뒤에 앉은 이의 한숨과 혀 차는 소리를 들으며 2차도 시간 쫓기지 않고 느긋하게 마쳤다
참 좋은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 한 것이 1,2차 시험 끝내고 나오니 벌써 1차 답안을 인쇄해서 나눠준다
얼른 받아들고 곧장 집으로...
2차 시험의 답안도 오후 4시 쯤 발표가 되었다
그 때부터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손 떨려 사흘 간이나 답안지 체크를 못했다.전화기에서 불이 났다
시험지 채점해주겠다는 이가 줄을 섰었다
나흘 쯤 지난 다음 "에라~ 모르겠다...한 번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손에 땀을 쥐고 해 본 결과 맞힌 갯수130개...
120개면 합격이니 커트라인은 통과한 것 같았다
그런데 또 밀려오는 불안감.혹 OMR카드 작성할 때 실수를 하지는 않았는지..
그러고 불안하게 지낸 한 달이었다.어제 확정 답안 발표하고 오늘 합격자 발표...
시험준비에서 합격자 발표일까지 꼭 9개월 동안의 긴 기간
양쪽 팔꿈치가 굳은 살 배겨 거멓게 되었고 급격하게 떨어진 시력.다 쓴 샤프심 세통,커다란 지우개 2개,볼펜 여섯자루,형광펜 열 한 자루
기본서 6권,참고서 18권 ,60꼭지가 넘는 각종 모의고사 시험지
버리려니 미련이 남는다
아홉명의 영민하고 단정하고 예의바른 주부들과의 인연이 고마웠고(그 중에서 1차만 합격 3명,1차2차 동시합격3 명)
공부를 한다는 것에 보람을 느꼈고 내 일상이 탱탱해졌던 시간들이었지만 아쉬웠던 것은 그 좋아하던 답사를 포기해야 했던 것
늦은 공부 시작한 엄마에게 격려 아끼지 않은 아이들과 바닥난 체력보강과 시간 아끼라 보약이며 김치 담아다 준 내 친구 윤정이와
그동안 격려해준 모든이들에게 고마운 마음 전하며 합격의 기쁨을 함께 하고 싶다
오늘 오후 4시에 학원에서 합격자 모임이 있으니
참석하려면 단정하고 이쁘게 준비해겠다~ㅎ
'☆~ 雜想 > 일상의 소소함' 카테고리의 다른 글
MERRY CHRISTMAS~♡ (0) | 2007.12.23 |
---|---|
요즘 나를 웃게 하는 것들 (0) | 2007.12.03 |
풍경소리 삼 백번 (1) | 2007.11.25 |
국수가 먹고 싶다 (0) | 2007.11.24 |
다시 또 지도를 펼치며 (0) | 2007.1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