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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떠나다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아귀(餓鬼)가... 본문

☆~ 雜想/일상의 소소함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아귀(餓鬼)가...

푸른새벽* 2008. 5. 25. 22:10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아귀(餓鬼)하나가

떠날 기약없이 항시 내 안에 자리하고 있다

 

탑하나 삼키고는 일주일,부도하나 삼키고는 보름,큰 절집하나 삼키고는 한달...

그 아귀 달래려 부지런히 다녔다

 

먹어도 먹어도 항시 허기진 아귀지만

배부르다 할때가 딱 한번 있었다

아니 배부른  것이 아니라 쉬이 삼키지 못해 목구멍에 걸려 있기에

한동안 조용했던 적이 있었던 것 같다

불국사

아직도 아귀의 목구멍에 걸려 삼켜지지 않는다 불평을 한다

그러면서

불국사는 아주 조금씩 천천히 잘라서 삼키겠단다

석가탑부터 삼키고 그 다음엔 다보탑 대웅전 비로전 광학부도 당간지주 등

아주 조금씩 서두르지 않고...

 

요즘 아귀가 부쩍 보챈다

목구멍에 걸린 불국사는 어찌했는지 닥달이 심하다

 

하여

어제는 강릉엘 갔다왔다

준비한 자료대로 어찌 하루만에 다 돌아보겠냐만은

일찌감치 서둘러 가능한 여러군데 돌아보고 싶었다

수첩에 메모 해놓았던, 강릉에서 꼭 가보고 싶은 곳은 스물 두어군데

바삐바삐 다녀야 했다

해가 짧은 오월이 아니다

그렇지만 어제 태양의 길이는 아주 짧았다

노루꼬리만큼

 

굴산사터,신복사터,수문리.대창리 당간지주,칠사당,객사문 그리고 경포대와 바닷가

돌아오는 길에 다시 보현사를 돌아보고...

 

점심식사를 못한 들 대수가 아니었다

송송 썰어 차게 식혀 작은 통에 담은 수박

그리고 얼린 맑은 커피로 점심을 대신해도 아귀는 전혀 불만이 없었다

 

아침 일곱시에 집 떠나 돌아 온 시간이 저녁 8시

책상 앞 의자에 앉아도,화장실 변좌에서도 느낌은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 같다

무리를 한 것 같아 걱정이 된다

혹 몸살이라도 나는 것은 아닌지

 

이제 이 포만감으로 내 아귀는 얼마를 견딜지 또 두고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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