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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떠나다
청원 안심사 돌아보기. 충북 청원 본문
이런핑계 저런 이유로 그동안 답사기를 쓰지 않았다
충북 청원을 다녀온 것이 7월 10일. 두어달이 지났는데 새삼 답사기라고 쓰려니 어설프기 짝이 없다
그러나
내가 답사기를 쓰는 이유가 내 흐려진 기억력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니
더 늦기전에 그나마 남아 있는 기억이라도 붙들어야 겠다
여름의 한 가운데
유난히 길었던 올 장마의 중간에
눅진한 기분 털어버리라는 하늘의 은총인양 하루 잠깐 날 맑은 날
청주를 동그랗게 보듬어 않고 있는 청원이란 고장을 찾았다
청원은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며 늘상 봐았던 표지판이 내겐 모두였던 고장
청원의 구석구석 샅샅이는 아니더라도 시간이 허락하는 한 그리운 옛님들을 찾아보려 한다
청원에서 가장 처음으로 찾아 본 곳은 남이면에 위치한 안심사.
충북 청원군 남이면 사동리에 있는 안심사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 20분
절집 아래의 주차장에서 빤히 올려다보이는 건물은
모양새로 보아 스님들이 기거하는 공간일 듯하다
가지런하게 쌓은 석축을 따라 낮게 경사진 길을 따라 들어가면
꿈결인듯 고색창연한 법당이 있을 것 같은 이런 설레임이 좋다
주차장에서 보았던 건물을 지나 잠시 걸어 들어오니 아담하고 정갈한 전각이 살짝 보인다
영산전이다
절마당으로 드는 계단에서 고개를 약간 외로 돌려 바라보이는 자리에 안심사의 주불전인 대웅전이 있다
그런데 대웅전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대웅전 옆쪽에 세워진 커다랗고 화려한 괘불탱이다
분명 안심사괘불일터인데 국보로 지정된 괘불을 비바람 가림막 없이 어찌 저렇게 밖에다가...
절마당으로 오르는 계단 오른쪽에 만들어 놓은 사각형의 수조엔 흰색의 수련이 앙징맞게 떠 있다
물 수水자를 쓰는 것이 아니라 잠 수睡자를 쓰는 睡蓮
물에 피는 꽃이 아니라 잠자는 꽃
낮엔 이렇게 이쁘게 꽃잎을 활짝 열고 밤에 꽃잎을 닫는 꽃
꽃은 3일 동안 내내 피었다 닫혔다를 반복하지만
시든 꽃은 물 속으로 모습을 감추고 열매도 물 속에서 맺어
추한 모습은 결코 보이지 않는다해서 더욱 이쁘고 고결한 꽃
맞배지붕이 유난히 묵직해 보이는 안심사 대웅전
포작이 너무 화려해서 그런가?
정면 3칸의 분합문이 모두 활짝 열려 있는데 가운데 열린 문으로 예불드리는 스님의 모습이 보인다
안심사 대웅전 현판
누구의 글씨인지는 모르겠지만 글씨체는 물흐르듯 부드럽고 순하니
안심安心이라는 절 이름이 새삼 편하게 와 닿는다
안심사 대웅전에 모셔진 삼존불상
법당안에 들어가 자세히 아니,문 밖에서라도 자세히 살펴보고 싶었는데
스님이 예불중이라 발자욱소리가 방해될 듯 싶어 가까이 다가설 염도 내지 못하고
그저 멀리서 빨리 사진 한장으로 만족해야 했다
안심사 대웅전 왼편의 정돈된 공간에는 소박한 모양의 석종형의 부도가 모셔져 있는데
진표율사가 이곳에 안심사를 창건할 때 석가세존의 사리를 봉안한 것이라 전한다
그래서 이 부도의 정식명칭은 안심사세존사리탑(安心寺世尊舍利塔)이다
부도의 앞에 세워놓은 비문에 따르면
오랫동안 이 부도의 행방을 모르다가 구룡산에서 찾아내어
고종 18년(1881) 구천동으로 옮겨 갔으나 1900년에 광우 스님과 등원 스님이 다시 이 절로 옮겨 왔다고 한다
지대석 위의 8각 받침돌, 종모양의 몸돌을 올리고 보주형 상륜부를 얹은것이 전형적인 조선 후기 사리탑이다
부도탑 옆에 기대 있는 목이 잘려나간 불상
목 없는 불상이지만 매무시는 다소곳하다
안심사 절마당 한켠에 있는 석조물들
절집에 가면 꼭 이런 석조물들을 찾아본다던 누군가를 생각했다
답사처 곳곳에서 울컥울컥 사람이 그리운 것은 나 뿐만이 아닐 것이다
답사는 情이기 때문이니...
안심사 대웅전 오른쪽에 세워진 괘불탱
처음엔 이렇게 밖에 세워둔 것이 그냥 놀랍기만 했었는데(진본인 줄 알고)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실물크기로 제작한 복사품이었다
국보로 지정될 만큼 그 유명세가 대단하니 괘불을 뵈러 오는 사람들이 많았을게다
일년에 한 번 부처님오신날만 친견할 수 있는 괘불이니
보고싶어 왔다고 누구에게나 쉬이 보여 줄 수는 없었을 터
이렇게라도 모든 중생들에게 괘불을 보여주려 고심끝에 생각해 낸 것이리라
원본이 아니니 그 무슨 소용이겠느냐는 사람들은 어떨지 몰라도
나같은 아둔한 중생은 그런 절집의 배려도 고맙기만하다
안심사괘불은 석가여래를 주존으로 하고 그 주위에 보살과 제자들을 배치한 조선중기에 제작된
영산회상도이며 국보 제 297호로 지정되어 있다
물론 절집에 모셔진 원본이 그렇다는 말이다
대웅전에 모셔진 불상이나 닫집은 그만두고라도
건물의 뒷편과 측면 공포등을 세세히 살펴야 하는데 예불중이라 혹 내 발걸음소리가 폐 될까 조심스러워
대웅전을 제대로 돌아보지도 못하고 영산전으로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안심사 영산전 현판
대웅전 현판은 그저 편안한데 영산전의 현판은 그 편안함에 더해 리듬감까지 느껴진다
영산전은 건립 당시 비로자나불을 주존으로 모신 비로전으로 지어졌으나
근래에 나한들을 모시고 있다 하여 영산전이 되었다고 한다
불전아래 놓인 길쭉하고 낡은 나무함이 범상치 않으니 아마도 영산회괘불탱을 보관한 함이지 싶다
이 나무함도 자세히 살펴보기는 틀린것 같다
법당 안에 너무도 기도 간절히 드리는 사람이 있었기에...
대웅전도 영산전도 그저 겉에서 대충 살필 수 밖에 없으니 하릴없어 영산전 뒷편의 언덕에 올랐다
이렇게 조금 높은 위치에서 내려다 보는 눈 맛 좋은 것이 탑 뿐인 줄 알았는데
전각도 내려다보니 좋다
특히 뒤에서.
문득
사람도 뒷모습을 이렇게 내려다 보면 아름다울까 싶은 생각이 숨 깊게 들이쉬게 한다
바쁜 답사길이지만 느긋하고 편안한 이런 느낌이 참 좋다
安心...
영산전 뒤편의 야트막한 언덕 그늘진 곳에 앉으니 건너편으로 빤하게 대웅전이 보인다
아직 스님은 예줄중이다
낭랑한 스님의 독경소리가 편안한 절집 마당에 넘실넘실하다
갈길은 바쁜데
스님의 예불은 언제쯤이나 끝나려나
대웅전을 바깥쪽으로라도 돌아봐야 하는데...
껑충해뵈기도 하고 묵직해뵈기도 한 안심사 대웅전은
처음엔 정면 3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 다포집이었다고 한다
어쩐지 맞배지붕에 포작이 너무 화려하고 측면의 풍판도 의아하더라니...
신라 혜공왕 11년(775) 진표율사가 창건해 제자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는 뜻으로
절집이름을 그렇게 지었다던 충북 청원의 안심사
대웅전을 그저 앞쪽에서 멀찍이 살펴볼 수 밖에 없었어도
그 이름난 괘불을 인쇄본으로 친견할 수 밖에 없었어도
잠시라도 마음의 평안 얻었다면 안심사는 그것으로 충분히 아름다운 절집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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