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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떠나다
충북 청원 돌아보기. 비중리 일광삼존불상 본문
점심식사를 끝낸 후 화림사를 찾아가 탑과 석불을 뵈었으니
청원답사의 반은 끝난 것 같은데
오후 세 시가 넘었어도 어째 날은 점점 더 뜨거워지는 것 같다
하긴 오후 두시 부터 네 시 사이가 여름하루 중 가장 더운 시간이라니
식사후의 노곤함이 염치없이 밀려들어 잠시 어디 자동차 세워두고 깜빡 졸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지만
아직 두 어 군데를 더 찾아봐야 한다
온 몸의 관절을 있는 힘껏 늘여빼는 기지개와 큰 숨 한번 길게 들이 쉬고 다시 청원군 가덕면 한계리로...
가덕면 한계리 노계마을에 있다는 석조비로자나불을 찾아 노계마을을 이잡 듯 뒤졌지만
불상은 없었다
물어볼 사람은 커녕 지나가는 개 한마리 없는 여름 한 낮
하는 수 없이 다시 자동차를 돌려 나오다 만난 어르신
"그 불상 없어졌어.벌~써 팔아 먹었어"
공손하게 인사하고 불상이 있다는 곳의 위치를 여쭈어 보았더니 기다렸다는 듯 하신 말씀
언제 어디로 팔려갔느냐는 물음엔 아주 오래전에 팔려가 모른다고 하신다
낭패 그리고 포기
"어르신 비중리를 가려면 북일면으로 가야하지요?"
"아녀~ 북일면이 아니라 비중리는 내수읍이여~"
답사처에 대한 정보는 답사서보다 문화재청자료보다 더 정확한 것이 그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어르신이 가르쳐준대로 네비에 청원군 내수읍 비중리를 입력했다
충북 청원군 내수읍비중리 207번지
저기 보이는 전각이리라
왕복 2차선 도로에서 석불이 모셔져 있는 전각이 빤히 보인다
요란한 금속음이 들린다
비중리삼존불이 있는 전각 바로 아래에 있는 철재를 다루는 공장의 소음이다
공장의 쇳소리를 뒤로하고 잡풀 무성한 얕은 언덕을 올라 철제 난간을 넘어 들어갔다
알고보니 삼존불이 모셔진 전각으로 오르는 입구는 반대편에 있었다
얼금얼금한 살창 사이로 모셔진 석불이 보인다
전각을 조금 더 넓게 지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이런 살창으로 지어진 전각안에 모셔진 불상을 보려면 작은 인내가 필요하다
아니 사진을 찍으려면 큰 인내가 필요하다
이럴 땐 수가 있지
가만가만 여려개의 살창을 흔들어 보다가 찾아냈다
살창으로 지어진 전각에는 반드시 빼 낼 수 있는 살이 있다고 누군가가 귀띔해주었었다
분명히 많은 살창 중 하나 빠지는 것이 있다고
그래서 내가 자주 이용하는 방법이다
이곳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다 돌아보고 난 후엔 반드시 제자리에 끼워 놓는다
반드시...
혹 이곳에서 이런 잔꾀를 터득해 답사처에서 따라하더라도 빼낸 살은 반드시 끼워놓을 것을
부탁 또 부탁드린다.
일광삼존불상이라지만 지금은 두 분만 계신다
원래 가운데에 본존불이 앉아 있고 양옆에 보살이 서 있는 모습이었단다
네 조각으로 깨어져 본존의 머리 부분과 좌우협시보살이 떨어져 나갔지만
아직 찾지 못한 좌협시보살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자리에 맞춰놓은 것이라고 한다
일광리삼존불상 중 본존불
둥근 두광과 심하게 닳았지만 부드러웠을 것 같은 얼굴 흘러내린 옷주름 하며
어디선가 분명 내가 만났던 것 같은 낯설지 않은 모습
어디서 보았을까
아슴아슴하지만 딱히 떠오르질 않는다
형편없어진 내 기억력을 탓하며 무단히 본존불 옆 조르르 내리 새겨진 화불의 수를 센다
본존불의 우협시보살
동글동글 복스러운 자태의 불상은 늘어진 옷주름을 양 손으로 걷어 잡고 있는 듯하다
삼존불의 좌우에는 열 구의 화불이 새겨져 있는데 닳고 닳아 그 형체는 잘 알아 볼 수 없지만
불상을 만든이의 지극한 정성과 세심한 손길은 지금까지 생생하다
삼존불상이 모셔진 전각의 앞에 세워진 불상들
청원 비중리사지석조여래입상(淸原 飛中里寺址石造如來立像)
얼굴은 마모되어 알아 볼 수 없지만 좁은 어깨에서 늘어진 옷자락의 주름은 풍성하다
이 불상을 보면서 액체로 된 석고가 서서히 흘러내리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석조여래입상의 바로 곁에 있는 또 하나의 석불(?)
이 석불에 대한 자료는 내가 갖고 있는 답사자료 어디에도 없다
아니 아직 내가 찾질 못하고 있다
판판한 돌 하나에 새긴 불상인 것 같은데
전체를 돌아가며 두 줄의 허리띠 모양의 선 가운데 조르르 새겨져 있는 화불로 보아
범상치 않는 불상임에는 틀림없다
청원비중리일광삼존불상(淸原飛中里一光三尊佛像)은 비중리에 있는 삼국시대의 불상이다
불상이 있는 이곳은 오래전에 절이 있었는데 이름이나 내력을 알 수 없어서
동네 이름을 따라 '비중리절터'라 불려왔다
절터로 추정되는 곳은 지금 모두 밭이 되거나 집이 들어서서 사찰의 흔적 같은 것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오랫동안 동네사람들만 알던 이 일광삼존불상은 1978년부터 학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것이 삼국시대인 6세기 중엽 조성되었다는 데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 이견이 없으나
당시 이 지역이 삼국이 번갈아 드나들던 각축장이었던 만큼 어느 나라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비중리일광삼존불은 원형을 많이 잃기는 했으나 삼국시대 불상 가운데 처음으로 조사된 석조일광삼존불이며
청주지역에서 발견되었다는 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한국문화유산답사회 지음 '답사여행의 길잡이 중에서*
비중리일광삼존불이 있는 곳에서 다시 자동차를 세워둔 볕 뜨거운 찻길로 돌아왔다
내내 내린 비 아랑 곳 없이 들판은 검푸르다
이렇게 들판이 풍성한 푸르름으로 채워진 것은 쏟아부은 장맛비보다 뙤약볕 아랑곳 하지 않는
농부의 땀방울이 더 많았으리라
오후 네시가 훌쩍 넘은 시간
나는 청원의 마지막 답사처인 오창읍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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