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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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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여행 후기

그 자리에 없어 의아했는데...

푸른새벽* 2009. 12. 29. 16:23

모처럼 내가 사는 곳에도 눈이 내렸다

아니 눈이 쌓일 정도로 내렸다

이럴 땐 폐사지가 제격인데...

 

문득 갈항사삼층석탑이 보고싶었다

 

국립중앙박물관

입장료를 받지 않았다

방학을 맞은 학생들로 박물관 내부는 매우 소란스러웠고 더웠다

갈항사탑은 박물관 내부를 살펴 본 다음에 느긋하게 돌아볼 요량으로 먼저 전시실로 향했다

갈항사탑이 보고 싶은 참에 메모해 둔 몇몇 조선의 인물들 초상화도 찾아보고

백제의 기와나 전돌도 살펴보려고.

 

박물관으로 들어가 직선으로 조금 걸으면 바로 보였던 고달사지쌍사자석등

그런데 석등이 없다

 

 

석등이 있었던 자리엔 부도비가 음전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보물  제360호로 지정된 월광사원랑선사탑비(月光寺圓朗禪師塔碑)

 

이상하다

어디로 옮겼나

아니면 수장고로 들어갔나

고개갸웃하며 전시실로 발길을 돌렸는데...

 

 

여기 있었다

 

박물관 전시실에서 내가 찾아보고 싶은 유물들을 살펴보고

갈항사탑이 있는 곳으로 왔는데

지난번 박물관에 왔을 때 없었던 석등이 있었다

낯익어 그렇지 싶었지만 그래도 표지석 눈을 쓸어내고 확인했더니

맞다

고달사지쌍사자석등은 이렇게 밖으로 나와 있었다

갈항사탑이 있는 곳에서 마주 보는 장소에...

 

박물관 내부에 있을 땐 갑갑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바람불고 눈 쌓인 야외에서 이렇게 또 만나니 어쩐지 쓸쓸한 느낌이 들었다

넓디 넓은 고달사터 제자리 지키고 있었어도 이렇게 애잔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