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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 종덕리(金堤 從德里) 왕버들.전북 김제 본문

☆~관심.호기심/나무 이야기

김제 종덕리(金堤 從德里) 왕버들.전북 김제

푸른새벽* 2014. 11. 11. 11:08

 

 

 

 

 

 

 

 

 

 

 

 

 

 

 

 

 

 

 

 

 

 

 

 

 

 

 

 

 

 

 

 

 

 

 

 

 

 

 

 

 

 

 

 

 

 

 

 

 

 

 

 

 

 

 

 

 

 

 

 

 

 

 

 

 

 

 

 

 

 

 

김제 종덕리(金堤 從德里) 왕버들


천연기념물 제296호
전북 김제시 봉남면 종덕리 299-1번지


김제 종덕리의 왕버들은 나이가 약 300살 정도로 추정되며, 높이가 12m, 가슴높이의 둘레는 8.80m이다. 가지는 사방으로 길게 뻗어 있으며 나무의 중심부는 썩어서 기둥줄기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 나무는 마을주민들의 휴식처로 사용되고 있으며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신성시 되고 있다. 또한 나뭇가지 하나만 잘라도 집안에 나쁜 일이 생긴다고 믿고 있다. 매년 음력 3월 3일과 7월 7일에 마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제사를 지내며 풍물놀이를 한다고 한다.


김제 종덕리의 왕버들은 오랜 세월동안 조상들의 관심과 보살핌 속에 살아온 나무로 민속적·생물학적 자료로서의 보존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문화재청자료*


<왕버들>

왕버들은 가지가 굵고 튼튼하여 버드나무 종류이면서도 거의 늘어지지 않는다.가느다란 가지가 길게 늘어져 산들바람에도 하늘거리는 능수버들이나 수양버들과는 사뭇 다르다.또한 수백 년을거뜬히 살 수 있으며 아름드리로 자라고 모양새가 웅장해 우리 나라에서 자라는 30여 종의 버드나무 가운데 왕으로 꼽힌다.그래서 왕버들이다.


이 '버들의 왕'은 숲 속에 들어가서 다른 나무들과 잡스럽게 경쟁하며 살지 않는다.아예 개울가,호숫가 등 유난히 물이 만은 곳만을 선택해 어딜 때 빨리 자라버림으로써 다른 나무들을 압도한다.그래서 하류(河柳)라는 이름도 생겼다.자연히 옛 선비들의 풍류를 상징하게 되었다.전북 남원 광한루와 충북 제천의 의림지,경북 청송 부동면의 주산지를 비롯한 전국의 이름난 명승지에는 왕버들이 그 멋을 뽐내고 있다.


왕버들은 습기가 많은 곳을 좋아하며 때로는 거의 물 속에 잠긴 채로 수 백 년 넘게 삶을 이어간다.그래서 나무 속이 잘 썩고 줄기에 큰 구멍이 뚫리는 경우가 많다.그 구멍 속에 잘못 들어갔다가 죽어버린 곤충이나작은 젖먹이 동물로부터 나온 인(燐)은 비 오는 날 밤에 푸른 불빛이 번쩍이게 하는 마술을 부린다.바로 도깨비불이다.그러나 도깨비는 사람에게 해로운 짓은 하지 않는 법이다.장난이나 심술을 부리긴 해도 은혜를 입은 사람은 절대로 잊지 않는,의리 있는 존재였다.왕버들을 귀류(鬼柳)라고도 부르는데,'도깨비버들'이라고 하는 것이 더 친숙한 이름이 아닐까 싶다.


《삼국유사》에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당나라에 유학 중이던 혜통 스님이 몸에 용이 붙어 병이 든 공주의 치료를 부탁 받고 그 용을 퇴치해 버리니 공주가 이내 나았다.그런데 용은 혜통이 자기를 쫒은 것을 원망해 신라로 와서 더 많은 인명을 해쳤다.당나라에 사신으로 간 정공(鄭恭)이 이런 소식을 전하자 혜통은 바로 귀국해 다시 그 용을 쫒아버렸다.그러자 용은 자기의 행실을 알려준 정공을 원망해 버드나무로 변해서 정공의 집 문 밖에 우뚝 섰다.그러나 정공은 이를 알지 못하고 다만,그 잎이 무성한 것만 좋아해 매우 아꼈다.신문왕이 세상을 떠나고 효소왕이 즉위한 다음 왕릉을 닦고 장사 지내러 가는 길을 만드는데,정공의 지 버드나무가 길을 가로막고 섰으므로 관리들이 이를 베려고 했다.이에 정공이 '차라리 내 목을 벨지언정 이 나무는 베지 못한다'고 했다.이 말을 들은 왕이 크게 노해 정공의 목을 베어 죽이고 그 집을 흙으로 묻어 버렸다."


이 나무는 아마도 오늘날의 왕버들로 짐작하고 있다.정공이 자신의 목숨과 바꾸었을 만큼 멋진 모습이었을 테니 말이다.1938년에 간행된 《조선의 임수林藪》라는 책을 보면 경주에는 "정공의 왕버들" 외에도 계림,오릉,신라시대 최초의 절인 흥륜사의 천경림(天鏡林) 같이 역사적인 유래가 있는 곳에 어김없이 왕버들이 자라고 있었다.지금도 경치가 빼어난 하천가에는 아름다리 왕버들이 서있는 곳이 많다.


왕버들은 잎떨어지는 넓은잎 큰키나무로서 줄기의 둘레가 두세 아름에 이른다.나뭇가지가 넓게 벌어지고 줄기는 비스듬히 자라는 경우가 많아 물가의 조경수로 제격이다.어린 가지는 황록색이며 줄기는 상당 기간 동안 나무껍질이 갈라지지 않고 회백색이지만 나이를 먹으면 회갈색으로 깊이 갈라진다.잎은 달걀 모양이며,새순이 돋을 때는 주홍색을 띄는 것이 특징이다. 잎의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있으며,처음 잎이 나올 때는 턱잎이 귓불 모양으로 붙어 있어서 앙증맞다.암수 딴 나무이고,꽃은 잎과 함께 봄에 핀다.꽃이 지면서 바로 익는 가벼운 종자는 다른 버드나무 종류처럼 솜털에 싸여 날아다닌다.
*박상진 지음 <궁궐의 우리나무>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