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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호기심/나무 이야기

非木非草...대나무

푸른새벽* 2006. 1. 8. 09:16

 

 

 

 

 

 

 

     대나무는 풀도 아니요 나무도 아니라고 했습니다

     이른바

     非木非草 라는 것이지요

     한 해 동안 줄기가 자란 뒤에도

     죽지 않고 남아 있다는 점은 나무에 가깝지만

 

     나이테도 만들지 않고 해를 거듭하면서

     더 굵어진다든가

     키가 더 커지는 일이 없으니

     풀에 가깝습니다

 

     대나무를 이야기할 때

     꼭 짚어볼 이야기가 바로

     대나무 꽃에 얽힌 이야기입니다

 

     아마 살아생전에 대나무 꽃을 보는 것은

     대단한 행운에 속 할 겁니다

 

     대나무 하나의 수명은 길어야 20 년인데

     꽃은 60 년 또는 그 두배인 120 년 만에 한 번씩 피어납니다

 

     단 한번도 꽃을 피우지 못하고

     제 명을 다하는 나무도 있는 셈이지요

 

     신기한 것은

     꽃이 하나의 나무에서만 피어나지 않고

     그 주변의 모든 대나무에서 일제히 피어난다는 특징입니다

 

     더 신비로운 것은

     그렇게 한꺼번에 꽃을 피운 대나무 숲의 모든 대나무들은

     나이에 관계없이 모두 말라죽는다는 것입니다

 

     대나무는

     이파리가 나야 할 자리에서

     이파리 없이 꽃을 피웁니다

 

     모든 나무들은 꽃을 피울 때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데

     대나무는 이파리 없이 꽃을 피우다 보니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광합성을 하지 못하는 것이지요

 

     결국 한 번의 꽃을 피우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소진한 뒤

     말라죽고 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다시 예전처럼 무성한 대나무 밭을 이루려면

     적어도 10 년 이상이 걸립니다

 

     그래서 예부터

     대나무의 開花 는 대단히 불길한 것으로 받아들였지요

 

     전북 부안 지방에서는 특이하게

     대나무가 꽃이 피고 열매를 맺으면

     풍년이 들 징조라고 해서 반기기도 했지요

 

     세상의 모든 문화가 그러하듯

     나무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도 이렇게 지방마다 서로 다릅니다

 

     중국에는

     竹醉日 이라는 명절이 있습니다

     전설로 전해오는 음력 5 월 13 일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대나무는

     성질이 너무 곧아 다른 곳에 옮겨 심으면 잘 자라지 않거든요

 

     그러나

     오직 이날만은 웬일인지 대나무가 마치

     술에 취한 것처럼 정신을 잃어버리는 날이어서

     자신이 이사를 했는지 안 했는지 모르는 채

     뿌리를 잘 내린다는 이야기입니다

 

     대나무가 그만큼 곧은 성질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겠지요

 

     우리에게도 대나무는

     절개와 지조를 상징하는 식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훌륭한 선비를  ' 대쪽 같은 선비 ' 라고 하는 것도

     바로 대나무의 곧은 성질에 빗대어 부르는 이야기입니다

 

    

     유난히 다른 특징을 갖는 대나무를 올바로 느끼는 방법은

     눈을 감고 감상하는 것입니다

 

     귀로 듣는 나무라는 이야기입니다

    

     대나무는

     그 독특한 향기도 아름답지만

     바람에 댓잎 스치는 소리를 온전히 들을 수 있어야

     대나무의 참 멋을 느낄 수 있다는 뜻이지요 ... (고규홍 지음 절집나무 )

 

     우리산천의  아름다운 대나무 숲을 느낄 수 있는 곳은

     조계산 자락에 위치한

     승보사찰 송광사의 전각들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꼽히는 우화각을 지나

     절집 가장자리로 난 호젓한 산길을 따라 언덕을 조금 오르면

     만나게 되는 대숲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원림 이라는

     담양 소쇄원 입구의 장대한 대나무 숲

 

     그리고

     지리산 동남쪽  단성마을의 단속사터

     부러진 당간지주와 쌍탑의 삼층석탑에서 농가를 옆으로 돌아

     강당 자리 빈터에서면  뒤편으로 보이는 빽빽한  왕죽 숲입니다

 

     

     사진 - 1... 관동팔경중의 제일경이라는 삼척죽서루에서

 

     사진 - 2...지리산 화엄사 구층암 가는길의 대숲

 

     사진 - 3,4.전남 담양 소쇄원 입구의 대나무숲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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