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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터를 찾아서 떠났던 사흘... 본문

답사.여행 후기

절터를 찾아서 떠났던 사흘...

푸른새벽* 2006. 11. 24. 22:41

11월 22일

小雪이라지만 눈은 내리지 않았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아침 6시

집에서 출발

6시 50분 중부고속도로 음성휴게소 .커피한잔 (71Km)

8시 40분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인삼랜드 휴게소.커피한잔 (170Km) 자동차 연료채우고

 

11시 40분 합천 영암사터 도착.(331Km)

폐사지(廢寺址)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화려한 절터에 놀라움을 금치못하고

쌍사자석등,삼층석탑,금당계단의 소맷돌,기단의 사자상,팔부중...그리고 황매산까지.

13시 20분  영암사터에서 출발

 

14시 50분 합천 해인사 도착.(400Km) 입장료 7500원

15시 50분 해인사에서 출발 

 

중간에서 자동차 연료 채우고

 

16시 20분 월광사터 도착.(412Km)

2기의 삼층석탑.내력이 애�은...

16시 50분 월광사터에서 출발

 

17 시 경북 성주 법수사터 도착.(427Km)

삼층석탑,장대한 석축,당간지주.그 절터 석탑앞에서 가야산을 베개삼아 눕고 싶었다

언제 였던가

섬뜩하게 가슴에 꽂힌 사금파리 조각 하나

철철 피 흘러도  애써 뽑아낸 그 자리가

아프고  또 아프고  시리다.

 

18시 20분 법수사터에서 출발

 

18시 40분 성주파출소에 숙소 안내 받으러 갔다가

파출소장 자동차와 접촉사고

그렇지.

자동차 사고는 제대로 난 것이다

파출소 마당에서 파출소장 자동차를 들이 받았으니.ㅎ

열두시간을 끼니 잊어가며 운전을 했으니 그럴만도 했지

운전경력 18년 만에 후진하다 접촉사고 낸 것도 처음

간단한 신상명세 적어주고 숙소로.

그런데 파출소장이 얼마나 잘 생겼던지~

나이먹기 전의 피터 스트라우스를 보는 것 같았다

약간의 피로감이 깃든 피터 스트라우스

 

19시 30분 숙소도착

아무것도 먹지 않았는데도 밥생각 없어서 맥주 한병으로...

숙소의 종업원과 주인이 어찌나 친절하고 이쁘던지

낯선 고장 성주가 그리 어설프지 않았다

맥주 한병에 과일 두어개 까지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라면 끓여 줄테니 아침 요기 하고 가란다

말 한마디에서도 정이 뚝뚝 묻어났다

 

11월 23일

라면 먹고 가라는 종업원의 권유를 사양하고

주인장의 친절한 안내와 지도책 까지 한권 받아서 출발

아무래도 찜찜해서 다시 성주 파출소에 들러 현금 십만원으로 자동차 수리비 지불

 

아침 9시 성주에서 출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10시 50분 경북 청도 장연사터 도착.(558Km)

삼층석탑,마을의 얼굴이 된 배례석.

 

村老 한 분이 기꺼이 안내를 하겠단다

이리저리 온 마을을 따라다니며 설명이 장황하다

경북 청도군 매전면 장연리

그 유명한 청도반시(淸道盤枾) 자랑이 한창이다

청도에서 처음 알았다

감도 무우말랭이 처럼 말랭이를 만든다는 것을

반시말랭이 만드는 집을 안내했고

거기서 "서울 손님 나하고 친구하자"는 과부댁도 만났다

아주 작은 상자 하나에 12000원이라는 반시말랭이 두 상자 사고

튼실하고 검 붉은 대추도 한 보따리 얻는 행운을.

그러나 혼자 고즈넉히 다녀야 하는데 곁에서 자꾸 참견을 하니

그렇지

못 보고 빠트린 곳이 있다  

"다음에 놀러오면 재워줄께" 하는 웃음을 뒤로 하고

 

12시 50분 청도에서 출발 운문댐을 에돌아

14시 40분 경북 포항 법광사터 도착.(667Km)

끊임없이 내리는 비.불대좌도 당간지주도 젖었고 나도 젖었고.

 

승안전 앞에 혼자서 살고 있는 할머니

어찌나 이야기를 잘 하시던지.

청도에서 얻었던 대추를 반이나 나누어 드렸다

 

성주를 떠날 때 부터 내리던 비는 제법 그 줄기가 굵어져있었다

괜시리 눈시울이 젖어들었으니...

숫자로 바뀐 부재(不在)의 번호를 눌러본다

젖어  덜덜 떨리는 마음 때문이었나보다

 

16시 법광사터 출발

도중에서 자동차 연료 채우고

 

18시 50분 경북 예천도착

청도에서,포항에서 그리도 을씨년 스럽게 퍼 붓던 비가

예천에 오니 말짱하다

19시 중앙고속도로 예천 나들목에서 가까운 곳에 숙소 정하고

 

11월 24일

아침 7시 20분 숙소출발

아침 7시 40분 예천시 동본동에 도착

석조여래입상,삼층석탑.아침햇살에 삼층석탑이 기지개를 키고 있었다

아침 8시 10분 동본동 출발

 

아침 8시 15분 개심사터 도착.(866Km)

논 한 가운데 오롯한 오층석탑.번잡한 길 옆에 섬 같이 떠있는.

아침 9시 개심사터에서 출발

 

오전 11시 30분

집에 도착.(1061Km)

2박 3일간의 여행동안 식사는 딱 한끼( 너무 짜서 세 숟갈) 먹었다

감기 뒤끝이라 그랬는지 입안에 모래알이 서걱거려 통 식사를 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준비해간 과일이며 음료수도 그냥 그대로 이고

그저 하루에 물 두어병과 비타민 C 한알만   먹고 다닌 것 같다

내가 생각해도 아찔하다.어찌 그렇게 까지 자신을 혹사 시켰는지.

 

*이번 여행은 경상남도 합천에서 경상북도 성주,청도,포항,예천까지

포항은 아니어도

모든 곳이 낯설고 길도 어설펐다

그리고 내가 무지(無知)한 것을 알았다

성주나 청도는 경상도 땅 어느쪽에 있는지 도무지 감이 잡히질 않았었다

지도책도 무용지물이 되었고...

가까운 길을 두고도 멀리 멀리 돌아서 다녔기에 피로도 엄청났다

하지만

성주와 청도는 기억에 두고두고 남을것 같다

그 곳에서 터 잡고 사는 소박한 사람들을 만났었기에...

(우선 대충 정리를...잊어버리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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