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바람처럼 떠나다

늦었지만 괜찮아~ 본문

☆~ 雜想/일상의 소소함

늦었지만 괜찮아~

푸른새벽* 2010. 5. 18. 19:26

 

 

 

 

"어머니 선물~"

 

여느날과는 달리 일찍 퇴근한 아들내미가 현관문을 들어서며 함박같은 웃음을 물고 내민 꽃다발. 

"어머~이쁘기도해라.어쩜 장미향이 이렇게 좋을 수가 있다니~"

이쁜 색의 장미다발과 함께 앙징맞은 카드도 들어있다.

 

"엄마 생일축하드려요.

늦어서 정말 죄송해요.

아들이 요사이 정신을 못차려서...

항상 건강하시고 아프지 마시고

아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괜찮아요."

 

글씨 이쁘지 않지만 정성스레 한자한자 또박또박 쓴 편지.

 

지난 어버이날에도, 어제 아침 출근하면서도 무심했던 아들내미

어제 늦은 밤 야근해야되니 집에 못들어갈 것 같다는 전화가 왔었다.

집은 걱정말고 끼니는 꼭 챙기라는 말을 하였는데 내 목소리가 어째 이상했는지

"어머니 목소리가 왜 그래요?"

"야~ 이넘아~ 오늘이 무슨날인지나 아냐? 어째 엄마생일도 모르냐?

내가 아들이 둘이되니 셋이되니 딱 하나 밖에 없는 아들내미가 어째 일년에 한 번밖에 없는 어마마마의 생일을 기억하지 못하냐?'

"아~ 제가 며칠 전까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깜빡했어요.죄송해요."

 

어제까지는 몹시 서운했었다.

딸내미 둘이 곰살맞게 챙겨주는 생일이었지만 그와는 상관없이 내심 아들내미 때문에 많이 서운했었는데

오늘 그 서운함이 다 달아나버렸다.

비록 엎드려 절받기는 했어도.

 

아들아 고마워

늦었어도 괜찮아~ㅎ

 

 

 

 

'☆~ 雜想 > 일상의 소소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범이는 어디가고...  (0) 2010.06.10
「형제는 용감했다」.뮤지컬 첫 경험  (0) 2010.06.03
개나리? 병아리?  (0) 2010.05.10
완장  (0) 2010.05.07
모두 다 내 아들같아서...  (0) 2010.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