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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雜想/일상의 소소함

절집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

푸른새벽* 2010. 8. 17. 13:47

 

 

 

 


 

한 여름 한낮에 찾았던 서울 도선사.

너무너무 많았던 참배객들만 기억이 되는 절집.

 

마애불이나 거대한 전각이나 법당안에 모셔진 불상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아주 오래전에 찾아본 곳이 아닌데도.

하지한

도선사의 해우소의 풍경이 지금껏 생생한 이유는...

 

여느곳의 화장실과 마찬가지로 도선사에서도 여자화장실은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몹시 복잡했다.

화장실입장(?)을 하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내 눈에 들어온 풍경.화장실입구 벽에 줄줄이 걸린 핸드백과 가방들.

 

 언젠가  TV프로그램에서 우리나라에 사는 외국인들이 출연해서 이런저런 한국의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던 것 중에서

"한국에 와서 이상하다고 느꼈던 점이야 한 두가지가 아니지만 가장 놀라왔던 것이 버스에서 다른사람의 가방을 받아주는 것이었는데 제가 사는 나라에선 도저히 상상 할 수 없는 일입니다.아무렇지않게,너무도 당연한 듯 자신의 가방을 다른사람들에게 맡길 수 있다는 그 정서들에 너무 놀랐어요."

그것이 놀라운 일인가? 내 학교다닐 때와는 다르게 요즘은 세상인심 고약해져서 어떨진 모르겠지만 무거운 짐을 들어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정서는 예나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진 않았을 것이다.내 정서도 예전과 똑 같아서 흔들리는 자동차 안에서 앞에 선 사람의 무거운 짐을 들어주는 것은 당연하다 느끼고 살고 있으니.

 

잘사는 나라라고 교만떨지 말아라.아무리 경제력이 우선인 세상이라해도,우리가 비록 너희가 사는 나라보다 경제력이 조금 뒤떨어진다해도 우리는 양반의 나라야.禮를 중시하고 사람이 사는 도리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있는 나라의 정서를 너희들이 어찌 이해할 수 있겠니~ㅎ

 

그런 내가 도선사의 화장실 입구의 벽에 걸린 가방들을 보고 놀랐던 것은,

버스나 지하철에서야 가방을 들어주는 사람과 가까이 섰으니 그럴 수 있다 치더라도 따로 지키는 사람없는 화장실 입구 벽에 가방을 걸어둔 다는 것은,볼일을 보려고 가방을 걸어둔 장소를 잠시나마 떠난 다는 것이니 그 잠깐의 사이에 나쁜 맘 먹은 사람들은 얼마든지 나쁜 짓거리를 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건 유아원에 다니는 아이들이라도 다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도선사 절집의 화장실 입구에는 이렇게 줄줄이 아무렇지도 않게 소중한 가방들이 걸려 있었다.

나보다 뒤에 화장실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당연한 듯이 가방을 걸었다.

 

지극한 믿음으로,간절한 소망으로 찾는 절집의 참배객들이기에 당연했을 사람 북적대는 서울의 한 절집에서 만난 풍경이 아직도 생생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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