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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雜想/일상의 소소함

2023,가을걷이

푸른새벽* 2023. 11. 10. 20:04

올 봄,수세미 모종 몇 포기를 사다가 마당 바지랑대 근처에 심었었다.

모종을 사다 심었기에 씨앗이 싹을 틔우는 경이로운 모습은 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가녀린 어린 잎들은 게으른 나의 별다른 보살핌 없이도 잘 자랐다.

한여름 조롱조롱 핀 노오란 수세미꽃은 내 허름한 마당을 분에 넘치게 꾸며 주었다.

 

 

 

한여름 내내 노오란 꽃들을 수도 없이 피워 나비와 벌들을 불러 어울리더니

찬바람 부는 겨울초입,

이리저리 엉킨 덩쿨들 사이로 스무개 가까운 수세미를 내게 선물해 주었다.

마당 한 켠을 내 준 보답이라는 듯.

 

 

 

오늘 수세미 가을걷이를 했다.

잘 여문 수세미도 있고 아직 거두기엔 어린 수세미도 있었지만 모두 따서 솥에 넣고 삶았다.

푹푹 삶아진 수세미는 껍질을 벗겨내고 잘 씻어 표백제에 잠깐 담궈 두어야 한다.

그래야 수세미가 보얗고 깨끗해진다.

그리고 햇볕에 널어 바짝 말려 씨를 털어내면 친환경 주방 수세미가 된다.

대략 스무개 정도 거두었지만 주방에서 쓸 수 있을 정도의 품질(?)은 여덟개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좀 어리다 싶은 수세미는 삶는 과정에서 흐물거려 못 쓰고,

덜 여문 수세미는 조직이 너무 부드러워 여러겹을 겹쳐야 사용할 수 있으니.

그래도 걱정없다. 작년에 만들어 쓰던 수세미도 조금 남아 있고 내년에 또 수세미를 심을 거니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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