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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 영암사터석축(靈巖寺址石築).경남 합천 본문

☆~ 풍경소리/경 남

합천 영암사터석축(靈巖寺址石築).경남 합천

푸른새벽* 2006. 11. 29. 23:26


영암사터석축(靈巖寺址石築)


영암사터에는 석축이 세 군데 남아 있다.가장 아래 중문터에서 회랑터로 이어지는 곳에 하나,금당터 앞의 긴 축대 하나
그리고 금당터를 옆과 뒤로 에두르고 있는 낮은 석축 하나,모두 화강암을 길고 네모나게 다듬어 쌓았는데 금당터 앞의 것과 중문터에 남은 것이 볼거리가 된다

 

 

 

 

 

 

 

 

 

 

 

 

중문터에 남은 석축은 절터로 들어갈 때 가장 먼저 만나는 유물이다.절터의 동남쪽 모퉁이에 극히 일부가 남아 있지만 원형을 그려보는데는 어려움이 없다

높은 곳은 11단이 되도록 다듬은 돌로 가지런히 쌓아올렸는데 다섯째 단과 아홉째 단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쐐기돌을 박았다

쐐기돌은 마치 석불사 본존불 머리 위의 무지개천장에 박힌 것들처럼 석축의 돌들이 밖으로 불거지지 않게 하는 기능과 아울러 무늬의 구실도 했겠다

지금처럼 귀퉁이에서 깎어진 석축이 회랑을 따라 남북으로 길게 이어져 있었을 옛날에는 두 줄로 나란히 박혀 있는 쐐기돌이 있어 단조롭지 않으면서도 정연한 모습을 뽐냈을 성 싶다

석축에 박혀 있는 쐐기돌은 그 머리만을 밖으로 내밀고 있지만 지금도 길가에 나뒹굴고 있는 것이 있으므로 그 생김새와 기능을 쉽게 가늠할 수 있다

 

 

 

 

 

 

 

 

 

 

 

 

금당터 앞의 석축은 더 볼 만하다.남북으로 길게 석축을 쌓으면서 그 한가운데를 마치 성벽의 일부를 돌출시켜 내쌓은 치(雉)처럼 앞으로 툭 튀어나오도록 만들었다.굳이 이렇게 가운데에서 축대를 내쌓은 이유는 오로지 석등을 위한 배려로 보인다.왜냐하면 이로 말미암아 그 위에 놓인 쌍사자석등은(금당 앞 마당 전체를 넓히지 않고도) 금당과 알맞은 간격을 유지하는 동시에 훨씬 도드라져보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튀어나온 축대 양옆으로는 금당으로 오르는 돌계단을 붙여 놓았는데 이 계단 또한 걸작이다.통돌을 밖으로 휘어지게 둥그스럼하게 깎은 다음 여섯 단으로 디딤돌을 파낸 좁다란 무지개다리가 2단으로 턱을 지운 받침돌 위로 걸려 있다.직선 일색인 석축에 곡선을 넣어 변화를 꾀했으며 혼자서 겨우 오르내리기에나 알맞은 크기 또한 세심한 계산의 결과로 보인다.아마도 무지개 다리가 이보다 더 컸다면 모양새가 너부죽하여 보기에도 싫었겠지만 무엇보다 지금처럼 도드라진 축대나 그 위에 자리한 석등과 어울리며 연출해내는 군더더기 없는 상승효과는 기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덜거나 보탤 것 없는 기막힌 석축이요 돌 계단이다
*한국문화유산답사회 지음 '답사여행의 길잡이'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