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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떠나다

담양 떡갈비 본문

☆~ 여행과 인연/자연.사람.음식

담양 떡갈비

푸른새벽* 2008. 8. 1. 16:14

 내가 필요한 정보를 들었으면 적당하게 전화통화를 마쳤어야 했다

 

낯선곳으로의 여행에서는 언제나 그렇듯 찾아 갈 곳의 관청에 전화를 한다.제한 된 시간동안 효율적으로 많은 곳을 돌아보려면 가능한한 동선을 짧게 잡아야 하니 그 곳의 지리에 익숙한 이들에게 물어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담양에서도 예외없이 문화관광과의 담당자에게 전화를 했었다.전화를 받은 분은 너무도 친절하고 상세하게 효율적인 동선의 충분한 정보를 주었다 .그것으로 통화를 끝냈어야 하는데 덧붙여 물었던 것이 돌아와서 생각할 수록 후회 할 일을 만든거다.

 

나와 동행했던 자민이의 담양행은 목적이 떡갈비였었다.떠나오기 전날,담양에 대한 문화유적의 정보를 검색해서 정리하고 아울러 담양의 맛집을 알아보고 예닐곱 곳의 정보를 메모했었다.그 중에서 한 곳을 선택했었더라면 우리가 기대했던바에 못 미치더라도 그렇게 크게 실망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어차피 정보가 없어 그런 것이니까.그렇지만 담양에 살고있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그런 실수는 없을 것 같아 담당공무원에게 물었더니 내가 메모해 온 음식점의 상호를 죽~ 들어보더니 그곳들 보다는 훨씬 낫다면서 가르쳐 주었던 곳.담양에서 가장 떡갈비를 가장 잘 하는 집이라했다.그러면서 음식값은 비싼 편이라는 말도 함께...

 

혼자인 여행에서는 먹거리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집에서 준비한 간식이나 과일,음료수로 식사를 대신해도 별 무리가 없었으니까.하지만 이번 담양으로의 여행엔 동행이 있었고 그 동행한 이의 목적은 먹거리 였기에 음식값에 구애받지 않고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다

 

담당공무원이 가르쳐준 음식점은 담양대나무박물관을 조금 지난 큰 대로변에 있었다. "덕*" (상호를 자세히 밝히지는 않겠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주차장엔 꽤 많은 자동차들이 있었고 출입구 장식이며 출입문 예사롭지 않은 것이 음식값 만만찮겠다 싶은 생각이 들게했다.

 

넓직한 실내엔 왜 그리 특실은 많은지 그 특별한 방 과는 해당사항이 없는  자민이와 나는 여러사람 둘러 앉아 식사하는 가운데 홀에 자리를 잡았다.자리에 앉자마자 쪼르르 달려온 종업원이 친절이라는 말과는 담 쌓은 소리로 주문을 하라길래 메뉴판을 가져오랬더니 저만치 벽을 가리키며 거기에 써 있단다. 떡갈비 2인분을 주문했다 "밥은 따로 주문하셔야 합니다"고기만으로 점심을 대신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대통밥 1인분을 추가했다

 

 

 

기본으로 나온 반찬들이다.김치는 세 가지 다 짜다못해 소태였고 휘리리 불어터진 미역무침,야들한 맛은 전혀없는 툭툭 부러지는 도토리묵,기름만 주르르한 희멀건 어묵볶음,퍼석하고 딱딱한 표고무침과 된장찌게는 아닌 메뉴판에 써 있었던 죽순추어탕이지 싶은 국도 아니고 찌게도 아닌 작은뚝배기...

 

 

 

오늘의 주인공

3년 전부터 자민이가 소원하고 별렀던 담양에서 가장 맛있다는 떡갈비 2인분

 

담양의 떡갈비는 다 그런지...단맛이 아주 강했지만 고기는 그런대로 괜찮았다.떡갈비를 구워주시던 남자분 께서는 입에 침이 마르도록 이 떡갈비를 자랑했지만...

글쎄~

갈비와 함께 주문했던 대통밥은 그냥 대나무통에 쌀과 콩만 넣고 지은 밥이었다.대통밥이라면 그래도 대추 한개 쯤 들어있고,인삼조각도 들어있고 은행 한알이라도 보이는 윤기 자르르 흐르는 찰밥을 생각했었다

 

갈비를 먼저 먹고 밥을 먹으려니 젓가락이 갈 만한 반찬이 없었다.위의 사진대로 모든 반찬이 그 유명하다는 남도의 화려한 반찬에는 턱도 없었다.그나마 꼴뚜기젓갈이라도 없었으면 둘이서 하나만 시켰던 그 대통밥마져 다 먹지 못했을 것이다.둘 다 아침걸렀기에 무척이나 시장했었는데...

 

그런 점심값을 4만 8천원 치렀다.카운터에서 점심값을 치르며 음식에 대해 이야기 했더니 힐끗 쳐다보며 하는 말이

"김치 할 때 소금이 많이 들어가서 그래요~"소금이 많이 들어가서 김치가 짠 것이라 말했으니 더 이상의 불만은 들을 것도 없다는 투로...

 

우리가 흔히 하는 하는 이야기로 "공무원들은 입맛이 까다로워 낯선곳에서 식사를 하려면 물어 볼 것 없이 관청이 밀집해 있는 곳 주변의 식당에 가면 후회하지 않는다" 라는 말이 있다 .나는 담양에서 특별하게 안내를 받았다. 정말 괜찮은 집이니 그곳에 가시라고.그런데 밥을 먹고 밥값이 이렇게 아깝기도 처음이다 그럴줄 미리 알았더라면 차라리 순대국밥을 먹을 걸...

 

몇 년전 담양에 왔을 때 호남이 고향인 지인이 안내했던 지린내 나는 담양시장골목의 순대국밥집.반찬이라고는 시큼한 묵은김치와 양파, 풋고추 그리고 막된장이 전부였지만 스텐리스그릇 넘치도록 담아주던 틉틉한 순대국은 다시 생각날 만큼 맛이 있었는데...

 

답사라는 이름으로 천지분간없이 다녔던 남도의 많은 고장들.어쩌다 한 번씩은 호사스런 상차림을 대할 때도 있었지만 그 비싼 창차림에 견주어 음식을 평하는 것은 아니다.주머니 가벼운 것에 개의치 않고 맛 볼 수 있었던 남도의 상차림은 그 맛과 정성이 대단해서 감동했던 적이 대부분이었다

 

부안군청 근처 서문안 당산 건너편 식당의 정갈한 한정식.강진을 갈 때면 어김없이 찾아가는 공설운동장 근처의 한정식집(이 두 곳은 밥값이 만만찮다)  영암에서 해남쪽으로 가다가 만나는 작은 고장 독천의 연포탕 .광주 동구청 근처의 허름한 식당에서 맛본 민어매운탕.화순군 도곡면 천암리 둥근지붕의 갈치조림.보성에서는 특별한 가격이 아니어도 맛 볼 수 있는 녹차수제비.해남시장 골목의 북어찜과 토하젓을 곁들인 백반.완도의 이름 기억나지 않는 주유소 앞 음식점의 백반.벌교의 시장근처 7000원 짜리 짱뚱어탕.가격 착하지만 허술하지 않은 갖가지 맛깔스런 반찬들...

 

나라안에 이름떨치고 있는 담양의 떡갈비.두고두고 밥값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다못해 화가 난다.1인분의 가격이 4만8천원이었어도 기대했던 만큼,과연 그렇구나 하고 고개 끄덕이며 맛있게 먹었더라면 밥값이 그렇게 아깝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담양군청의 담당자는 왜 나에게 그런집을 자신있게 안내했을까 생각해보니...공무원들이 회합을 하거나 식사를 하려면 미리 예약을 할 것이다.말많고 까탈스런 공무원나리들께 밉보이면 안되니 예약을 받은 그 식당주인은 특별한 특실로 모셨을테고 음식도 특별히 신경을 썼을 것이다.늘상 그런 특별한 음식을 대했던 공무원나리들은 나같이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그곳에서 비싼 값을 치르고 받는 상차림도 의례히 그러려니 했을 것이다 . 그렇지 않고서야 잔뜩 기대부풀어 담양을 찾은 여행객에게 그럴 수는 없다

  

담양의 그 유명하다는 떡갈비집

음식맛 = 매우 불만족

서비스 = 매우 불만족

가격    = 매우 불만족...

 

음식도 그 지방을 알리는 문화이다.담양의 떡갈비 노래는 이제 그만~~  내가 2008년 7월 28일에 그 유명한 담양의 떡갈비집에서 본 차림표에는 쇠고기 원산지 표시도 없었던 것 같다.까탈스런 내게 딱 걸렸다~

 

*위에서 말한 담양의 떡갈비를 맛 본 소감은 순전히 나와 내 친구의 개인적인 입맛과 취향에 의한 것임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