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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떠나다

강원 횡성 봉복사의 스님 본문

☆~ 여행과 인연/자연.사람.음식

강원 횡성 봉복사의 스님

푸른새벽* 2009. 11. 25. 17:42

며칠 전 횡성의 관광지도를 신청했었는데 오늘 받았다

횡성의 지도를 펼쳐놓고 내가 찾아가보았던 횡성의 여러군데를 짚어보며

문득 횡성군 청일면 신대리를 생각했다

 

작년 6월의 더위가 한창일 때 횡성의 몇 군데를 답사하였다

횡성의 여러개 面을 넘나드는 답사의 마지막에 찾았던 신대리

신대리 봉복사에 있다는 탑을 찾아보기 위해서였는데

보통 절집아래 寺下村은 즐비한 음식점으로 이루어져있다

봉복사도 예외는 아니어서 즐비한 음식점을 지나 울퉁불퉁한 길을 한참이나 오르니

寺域을 확장하느라 어수선한 봉복사에 닿았다

어지러운 절 마당을 이리저리 한참을 살펴도 탑이 보이지 않았다

분명 네비가 가르쳐준 곳이 맞는데...

 

도로 돌아나오려다가 얼핏 중장비소리 요란한 것 아랑곳 않고 무심한듯 앉아계신 스님이 보였다

조심스레 스님께 다가가 예를 갖추고 신대리탑의 위치를 물어보았다

낯선객의 소리에 고개를 든 스님은 밝게 웃으시며

신대리탑은 봉복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하촌 개울건너 인삼포 사이에 있다고 알려주셨다

해 뉘엿해지는 시간이라도 여름의 초입인지라 지친더위에 땀을 닦으며 스님께 인사하고 돌아나오는데

스님께서 잠시 계시라며 안으로 들어가셨다

안에서 무언가 들고 나오신 스님은 이렇게 골짜기까지 찾아오시느라 목이 말랐을텐데

마셔보라며 비닐봉투 두 개를 내밀었다

"이곳 횡성에서 생산되는 배로 만든 즙이니 갈증은 충분히 가시게 할 것입니다" 

 

 

 

 

 

내가 자주 들러보는 답사까페엔 지정.비지정을 막론하고 전국의 탑만 찾아다니는 탑돌이가 있다

그 탑돌이가 한 달전에 횡성의 신대리탑을 찾아보고 왔노라는 글을 읽고서도

봉복사의 스님을 생각했었는데...

 

난 꼭 다시 봉복사에 가봐야 한다

봉복사입구의 부도밭을 지나치고 온 후회보다는

봉복사스님께 배즙에 대한 답례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날 일정 빡빡해(빨리 탑을 찾아야 한다는 조급함에) 고맙단 인사도 변변하게 하질 못했다

국수라도 한상자 들고 스님을 찾아뵐 생각이다

답사객에게 물 한바가지 건넨 情이니 괘념치 않아도 된다고 하실 것이다

그런데 내가 아니다

반드시 다시 스님을 찾아가 뵈어야 겠다

내 마음이 자꾸 그렇게 시킨다

 

 

 

 

 

스님이 앉아 계셨던 마루아래에 있던 이 녀석

태어난지 한 달 되었다고 스님이 말씀하셨었는데 지금쯤 커다란 개(?)가 되어 있지 싶다

앞발이 두툼하고 치켜진눈에 장난끼가 드글드글하던 요 녀석도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