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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떠나다

청양 칠갑산 자락의 청국장집 본문

☆~ 여행과 인연/자연.사람.음식

청양 칠갑산 자락의 청국장집

푸른새벽* 2010. 4. 15. 21:34

답사나 여행을 열심히 다니는 사람들이 아니라도 전라도의 음식이 최고라는데 모두 입을 모으지만 나는 전라도음식만이 최고라는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그리고 충청도나 경상도의 음식은 별로라는 의견에도 동의할 수 없다.그것은 짧지 않은 동안 전국을 다니며 맛 본 음식들이 맛으로는 최고라는 고장에서,요리로는 최고라는 음식점에서 받았던 실망과 생각지도,기대하지도 않았던 고장에서 받았던 감동들 때문이다.

 

작년 늦가을 충남의 공주.청양.서천을 짧은 시간동안 돌아보는 답사에서 공주를 돌아보고 청양으로 향했던 시간은 오후였다.청양에서 정산서정리탑과 남천리탑을 돌아보고 나니 노루꼬리 같은 가을해는 이미 저물어 깜깜해졌고 지나온 고장 공주에서 마뜩찮은 점심을 먹었던지라 허기도 몰려왔다.저녁식사를 해야겠는데 정산면보다는 아무래도 청양읍내가 나을 것 같았다.

 

정산면에서 무슨 터널을 지나 다시 꼬불거리는 고갯길을 오르니 유원지로 가꾸어진 이름난 큰 저수지가 있었고 그 저수지를 지나 고갯마루의 자그마한 삼거리에서 좌회전해서 청양읍내 방향으로 잠시 내려오니 오른쪽으로 음식점간판들이 즐비한 곳이 있었다.아무곳으로나 들어가자.어차피 청양엔 아는사람 하나없고 무슨 음식이 별미인지도 모르니 그저 한끼 때우면 된다는 심정으로.

 

 

 

 

 

 그저 자동차 세우기 좋아서 들어갔던 집

 

 

 청국장을 잘하는 집이라는 광고문구와 어느어느 방송국의 맛집프로그램에 출연하였다는 사진이 즐비하게 걸려 있었다.

두메산골정식을 먹어보고 싶었지만 하도 여러고장에서 실망했던 정식메뉴라서 여기도 그렇지 싶어 그냥 간단하게 이집의 주 메뉴라는 청국장을 주문했다.

 

 

 

 

 충청도 음식은 정말 별로라는 내 당치않은 선입견을 깨트린 밥상.밥이나 국은 보통인데 반찬의 간이 내 입에 딱 맞았다.주 메뉴인 청국장은 말할 것도 없었지만 각종 나물무침이며 조림이 좋았고 특히 갓김치가 일품이었다.

 

나는 전라도의 진한 갓김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그 유명한 돌산갓김치도 젓갈냄새가 너무 진하고 양념이 떡진것처럼 뻑뻑하니 달라붙어 있고 맵기만해서 별로였는데 청양의 청국장집에서 내온 갓김치는 양념 적당하고 국물도 자작한 것이 정말 깔끔하고 맛있었다.더우기 슴슴하게 익었으니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청국장과 갓김치로만 밥 한그릇을 뚝딱 비워냈었다.시장이 반찬이라지만 그건 아니었고.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종업원이나 주인장의 친절도는 음식맛에 훨씬 못미쳤다는 것.

 

지금도 청국장이라 하면

늦가을 저녁에 기대하지 않았는데 즐거운 식사를 했던 음식맛 좋은 칠갑산자락의 청국장집을 으뜸으로 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