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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여행 후기

해남군 옥천면 청신리 탑동마을에는.

푸른새벽* 2010. 8. 29. 14:22

2009년 8월 하순.

전라남도의 진도와 완도 그리고 몇 번이나 찾아갔던 해남을 다시 돌아보기 위해 3박4일 일정의 답사여행을 했었으니

지금으로부터 딱 1년 전의 일이다.

 

남도답사의 마지막날 해남을 돌아보았는데,

아침 일찍 삼산면의 북미륵암에 올랐다가 하산하며 대흥사를 돌아보았고 해남향교가 았는 해남읍을 거쳐 마산면의 은적사에 들렀다가 청신리탑을 찾아 옥천면 청신리로 갔었다.

해남답사의 마지막으로 찾은  해남군 옥천면 청신리엔 내 답사목록에 지정사항없음이라 표기된 청신리탑이 있다.

 

 

 

 

청신리를 찾아가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자동찻길에 세워진 안내판을 금새 만날 수 있다.멀리서도 아주 잘 보이는 커다란.

안내판에는 해남향토문화재라 적혀 있다.유형문화재나 문화재자료나 시도기념물도 아닌 향토문화재.

그런데 청신리오층석탑이라 적혀 있는 나의 답사자료와는 달리 용혈암오층석탑이라 표기되어 있다.

아무려나 청신리탑의 정확한 번지수대로 찾아 왔으니 설사 청신리탑이 아니라하더라도 탑은 만나 볼 수 있겠다는 안도감과 또 한편으론

고마움에 더한 흐뭇함이 자리했다.

답사처 곳곳을 다니며 지정문화재라도 안내문하나 변변한 것 없어 찾아가는데 엄청 애를 먹었던 적 많았으니 나라안 처처에 산재한 비지정문화재는 말해 무엇하랴.

 

청신리탑은 비지정문화재다(국립문화재연구소자료를 인용하므로 여기선 용혈사탑이라기보다는 청신리탑으로 표기한다)

그런데 마을입구에 이렇듯 커다랗고 친절한 안내판이 있다.탑을 찾았다는 안도감과 함께 느꼈던 흐뭇함과 고마움의 이유다.

 

 




해남청신리오층석탑(海南淸新里五層石塔)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자료에 의하면 청신리탑은 원래 오층석탑이었으나 현재는 4층 옥개석까지 남아 있는데 옥개석과 기단부의 결구수법 등으로 보아 통일신라시대의 전통을 이어 받은 고려시대 전반기의 작품이라고 한다.

이 탑은 원래 이마을 주민이 살고 있던 주택의 마당에 있었다는데 찾아가보니 주택은 없어지고 탑만 오롯이 서 있었다.

필시 기존의 주택을 헐어내고 탑을 중심으로 그 주변을 정리한 것 같았다.

 

 




미처 정리하지 못한 유구와 탑재들이 이렇게 탑 주변에 흩어져 있다.색감이 다른 탑재들도 있으니 아마도 탑은 하나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지금쯤은 잘 정리되어 있겠지.

 

 




탑 앞에는 탑의 내력과 탑이 이자리에 있게된 사연이 적힌 안내판이 있다.

내 경우 각종 문화재의 안내문 사진은 어쩐지 성의없어 보여 게시하지 않고 안내문에 쓰여진 내용을 타이핑해서 게시하는데 이번은 예외다.

이런 예외는 즐겁다.

문화재앞에 서 있는 여타의 안내판과는 많이 다른 것을 보니 언뜻 이마을에서 관리하는 것 같기도한데 만약 관청의 솜씨라면 조금은 어설프다.

 

이 탑에 대해 자세히 알고싶어 이리저리 검색해보니 문화재청의 자료에는 없다.문화재청자료는 지정문화재만 기록되어 있으니.

비지정문화재가 비교적 소상하게 기록되어 있는 국립문화재연구소자료는 이미 찾아보았으니 다시 해남군청의 문화재현황을 뒤져 보았다.

탑동5층석탑 1기 국유 옥천면 청신 838-9 06.01.01 옥천면 석탑

청신리탑동마을 오층탑 앞에 세워진 안내문과는 명칭이 다르다.그런데 주소는 맞다.

해남군청의 자료는 사진이나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없다.

 

국립문화재연구소자료에는 이 탑이 탑동마을의 전기학씨 집 마당에 있다고 적혀있기에 나는 전기학씨 소유의 주택 마당에 탑이 있는 줄 알았는데 이 세세한 안내문을 읽어보니 탑이 있는 부지를 기증한 사람이 따로 있었네.

안내문대로 경기 파주시에 살지만 이 땅의 소유자였던 기증자 김영기.방순자씨에게 일면식이 없어도 정말 고개숙여 감사의 맘 전하고 싶다.

 

조금 과장되게 표현하자면, 숨도 제대로 쉬질 못했다던 일제강점기에 피폐한 삶을 영위하기도 버거웠을 그야말로 촌 사람들이 일심단결하여 모금을 하고 우마차를 이용해 반출되려던 탑을 찾아와 이렇듯 편안하게 모셔놓았으니...

 

어려운 살림살이에도 선조들의 유산은 소중한 것이며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지켜내야 한다는 것을 일찌감치 깨닫고 실천했던 그때의 전남 해남군 옥천면 청신리 탑동마을 사람들과 그 소중한 유산 자손들에게 고이 물려주려 앉은자리 편안하게 만들어준 지금의 기증자.

어찌 고맙고 흐뭇하지 않겠는가.

어찌 고개숙여 고마움 표하지 않겠는가.





 

 

 

 

 

 

 

오후 네 시가 넘어도 여름햇볕은 수그러질 줄 모르고 기세등등하지만

청신리탑을 만나고 그 내력을 소상하게 알았던 답사의 걸음은 청량하기만 했다.

 

원래는 탑 뒷쪽 산 아래에 있었던 탑이지만 그 자리 잠시 비켜 있어도,제 몸돌 성치 않아도 의연한 청신리탑과 탑이 있어 탑동이라 이름불려지는 탑동마을.나라에서 지정하든 하지않든 상관않고 당당하게 마을의 자랑으로 삼아 내세울 줄 아는 탑동마을의 사람들.

 

일년이 지난 지금도 옛님을 만나러가는 길이 작은 안내문하나 없어 난감하고 고생할 때,

혹은 오랜세월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켜주고 있는 옛님의 고마움은 고사하고 방치된 듯한 옛님을 만날 때면 난 항시 해남 청신리탑과 탑동마을 사람들을 생각한다.

 

청신리 탑동마을을 떠나오면서 진정 문화재를 소중하게 여기고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크게 깨달았고,이런 마을을 전국 어딜가나 만날 수 있어 답사걸음이 늘상 가벼워지길 기원하고 또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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