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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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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雜想/일상의 소소함

문득 말 할수 없이 그리워져서...

푸른새벽* 2010. 10. 11. 09:55

경북 의성으로 답사걸음 하겠노라고 챙겨놓은 자료들과 마음은 잠시 뒤로 미루어야 하겠다.

문득

장연사지가 말 할수 없을 정도로 그리워졌다.

감나무밭 한 가운데 자리잡고 있었던 장연사지탑과 情 많은 사람들이 모여사는 길명마을과 그 마을입구 오래된 은행나무 아래에 서 있던 배례석이 눈 앞에 아른거려 의성으로 가려던 내 발목을 주저 앉힌다.

 

답사 하려는 고장을 정해놓고 그에 대한 자료를 챙기고 다시 세세하게 살피고 그 다음 집 나서는 것이 내 답사걸음의 행태인데

이렇게 뜬금없이 어느 곳이 그리우면 먼저 준비했던 자료는 뒤로 미루고 마음이 시키는대로 떠났던 적이 몇 번 있기는했다.

막연하게 가보지 않았던 고장이니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잘 정리된 계획표라면

이렇게 생각지도 않고 있다가 문득 그리워져서 찾아가는 답사길은 그저 되는대로 적어놓고 밑줄만 벅벅 그어놓은 메모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그 정리되지 않은 메모를 훨씬 소중하고 귀히 여긴다.

 

장연사터는 2006년 12월 초입에 한 번 다녀오긴했다.

그러니 더 그리운거다.

한 번도 발걸음하지 못했다면,한번도 그 터를 보지 못했다면 이렇게 그리울 수는 없을게다.

사람도 일면식 없는 사람은 궁금할지언정 그립지는 않듯이.

 

누군가에게 들은 말이 생각났다.

장연사지는 감이 발갛게 익어 막 따야될 즈음이 가장 아름답다고,

감이 빨갛게 매달린 감나무를 배경으로 자리한 장연사지쌍탑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아느냐고.

 

4년 전 겨울날 장연사터를 떠나오며 꼭 다시 찾아오겠노라고 마음으로 다짐을 했었는데 이제 그 다짐을 실행해야겠다.

지금쯤 청도엔 감이 익었겠지

장연사터의 감나무에 달린 감을 다 따내지는 않았겠지.

 

장연사터를 찾았던 4년 전엔 그저 장연사터탑이 궁금해서 청도를 찾았었고,장연사터가 궁금했었기에 겨울비 허전하게 내리는 그 터 서 있는 쌍탑을 바라보며 마냥 앉아 있었지만 이번엔 작심하고 떠나니 청도의 옛님들을 가능하면 많이 만나봐야 겠다.

장연사터에는 쌍탑 말고도 탑이 있는 과수원 건너편에 장연사지 당간지주가 있으며 장연사터근처의 매전초등학교엔 형체 알아볼 수 없을 정도지만 아담한 불상이 있다하니,어느 문중의 재실밖에는 장연사를 짐작케할 수 있는 많은 유구들이 있다니 하나도 빼놓지 않아야겠고

청도하면 단박에 떠오르는 운문사와 극락전 기단과 소맷돌이 너무도 아름답다는 대적사,대비사.불령사와 적천사 용천사,대산사 그리고 봉기동.덕양동탑과 박곡동,합천리불상과 석빙고 등등.

 

1박2일의 일정이 빠듯할 것 같기도 하지만 가능하면 느긋하게 돌아보려한다.

 

내일 새벽

문득,말 할수 없을 정도로 그리운 장연사지를 향해 난 경북 청도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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